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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훈한 설 이웃돕기…한통프리텔·리츠칼튼호텔 직원 성금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5면

한통프리텔 인터넷사업부의 직원들은 설을 앞둔 2일 하루 종일 즐겁기만 했다. 이들은 세계 최초로 무선 인터넷사업을 시작하고 이에 적합한 단말기를 생산한 공로로 지난해 말 사내 70여팀이 벌인 경쟁에서 인터넷팀과 단말기개발팀이 최우수 부서에 선정, 1천만원씩의 성과급을 받았다.

하지만 이들이 기분좋은 이유는 성과급을 받아서가 아니다. 이 돈의 절반을 뚝 떼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데 쓰기로 이날 결정했기 때문이다.

포상에 성과급까지 받았으니 들뜬 기분에 흥청망청 써버릴 수도 있었지만 직원들은 토론을 거쳐 이중 절반을 이웃돕기 성금으로 내놓기로 했다.

단말기개발팀 조지호(曺志鎬.37)차장은 "경제가 나아졌는데도 이웃돕기 성금이 줄고 있다는 사실이 안타깝다" 며 "적은 돈이지만 우리 돈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니 흐뭇하다" 고 말했다.

리츠칼튼호텔 봉사단도 이날 간질 등 중증 장애인 수용시설인 '참빛의 집' (서울 강남구 세곡동)을 찾았다.

이들이 떡국.케이크 등 평소 구경도 하지 못하던 음식들을 상 위에 잔뜩 차려놓자 참빛의 집 식구들 얼굴에는 모처럼 웃음이 가득했다.

호텔 시설팀 직원들은 안전점검과 보수작업을 했고 한식당 주방장은 사골국물에 떡만두국을 푸짐하게 끓여냈다.

나머지 봉사인원은 온수가 나오지않아 세탁을 하지 못해 산더미같이 쌓인 빨래를 손을 호호 불어가며 했다.

또 2년간 손님들이 객실에 남기고 간 팁 등을 모은 돈 1천2백만원과 생필품 다섯상자를 준비해 전달했다.

참빛의 집 원장 김종임(金鍾任.57)씨는 "설에 떡국 한 그릇 못줄 것 같아 걱정했는데 이렇게 대접해주니 뭐라 감사해야 할지 모르겠다" 며 눈물을 글썽거렸다.

리츠칼튼호텔 봉사단의 신순영(申舜永.40)씨는 "명절을 외롭게 보내는 참빛 식구들에게 보통사람들의 명절기분을 느끼게 해주고 싶었다" 면서 "앞으로 김치나 밑반찬 등은 수시로 공급하고 적어도 한달에 한번은 이곳에 와 음식대접을 하겠다" 고 말했다.

전진배.이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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