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당 획정위원 협박·주먹질에 '죽을맛'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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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국회 선거구획정위의 선거구 조정안이 여야3당 의원들의 저항을 받으면서 각당 대표로 획정위에 참여했던 세 의원은 요즘 '죽을 맛' 이다.

민주당 대표로 참여했던 이상수(李相洙)의원은 동료 김태랑(金太郞)의원으로부터 주먹질 위협까지 받았고 자민련 김학원(金學元)·한나라당 변정일(邊精一)의원 역시 당내에서 '왕따' 신세가 됐다.

이들은 특히 지역구가 없어지게 될 위기에 처한 의원들로부터 협박수준의 비난을 받고 있다고 말한다.

李의원은 "의원생활 8년 동안 그런 수모는 처음" 이라며 "하지만 의원 개개인의 생사가 걸린 문제였던 만큼 이해할 수 있다" 며 쓴웃음을 지었다.

하지만 그는 "다시는 이런 역(役)을 맡지 않겠다" 며 손을 내저었다.

소속당 동료의원으로부터 "당신은 핫바지냐" 는 핀잔을 들었다는 金의원. 그는 "지역구가 이웃 선거구와 통합될 의원들의 노골적인 비난이 잇따르고 있다" 고 하소연하며 "맡고 싶어 한 일도 아닌데 입장을 뻔히 알면서도 다그치기만 하는 동료들이 원망스럽다" 고 불만을 표시했다.

邊의원은 "여론을 거스르는 것 같아 가장 부담스럽다" 면서 "그래도 위헌(違憲)소지는 없애야 하는 것 아니냐" 고 당론을 되풀이했다.

邊의원 역시 지역구가 사라질 영남지역 의원들의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김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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