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 "신의 안지키면 도리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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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자민련 김종필(金鍾泌.JP)명예총재는 1일 정해주 전 국무조정실장이 맡은 경남 통영-고성지구당 개편대회에 참석했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의 DJP공조문제에 대해 "우린 신의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겠지만 그렇지 못할 때는 도리가 없다" 고 단호한 어조로 말했다.

JP의 이 발언에 대해 자민련 고위당직자는 "청와대와 민주당에 보내는 사실상 최후통첩" 이라고 설명했다.

다음은 충무관광호텔에서 있은 회견내용.

- 시민단체 낙선운동으로 민주당과 갈등양상인데 공조의 전망은.

"우리는 공동정권을 세웠다. 2년간 IMF체제라는 여건을 극복했다. 끝까지 공조를 견실히 하고, 그러면서 합리적으로 이끌어 가는 것이 우리의 바람이었다. 그러나 어디에 원인이 있던 간에 여러분이 그런 질문을 하지 않으면 안될 정도로 간격이 벌어진 것이 사실이다. "

- 金대통령하고 직접 만날 계획은.

"아직은 계획이 없다. "

- 만족할 만한 신의의 수준은 뭔가.

"수준의 문제가 아니다. 최초의 약속을 변질하지 않고, 공동정권이 출범한 대로 상호 존중하면서 일방적으로 과욕을 부리지 않고 정성을 모아가야 한다는 게 초지일관된 생각이다. 그러나 도중에 원하지 않던 괴리(乖離)상황이 벌어지고 말았다. 처음에 약속했던 일들을 이행하는 상관관계가 됐으면 한다. "

회견장의 분위기는 무거웠다. 기자들이 민주당과의 연합공천문제를 묻자 이한동(李漢東)총재권한대행이 대신 답변했다.

李대행은 "연합공천 문제는 공조와 관련된 문제이기 때문에 명예총재님의 답변 속에 해답이 들어 있다" 고 우회적으로 말했다. 연합공천 문제에 매달리지 않겠다는 의미라는 게 당내의 설명이다.

회견이 끝난 뒤 충무 실내체육관에서 있은 지구당개편대회에서 JP는 "정치는 신의가 있어야 하며 우리 자민련은 끝까지 신의를 지켜나갈 것" 이라면서 "그러나 이러한 여건을 저해하는 경우가 있다면 단호히 맞서 진정한 자유.민주.보수를 지켜낼 것" 이라고 다짐했다.

고위당직자는 "2여 공조의 회복과 관련한 '볼' 을 JP는 청와대에 보낸 것" 이라고 말했다.

그 '볼' 에는 음모설 해명.내각제.연합공천문제가 담겨 있다고 이 당직자는 덧붙였다.

통영〓김정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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