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치-金] 우울증 날려버리는 운동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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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체대 스포츠의학 오재근 교수

헬스코치그렇지 않아도 가을이 깊어가면서 떨어지는 낙엽을 보며 감상주의적이 되는데 신종플루 사태까지 겹쳐 요즘 기분은 그야말로 우울 그 자체이다. 하지만 우리 인생에 언제 좋은 날만 있었던가. 그까짓 우울증, 운동으로 날려버리자.

실제로 일시적 우울감이든 병적인 우울증이든 가만히 있는 것보다 움직이는 것이 낫다. 왜냐하면 최근 의학자들이 우울증을 뇌의 질환으로 보고 뇌에서 농도가 떨어진 신경전달물질을 복용케 하고 있는데, 연구결과 운동이 바로 그 신경전달물질의 대사작용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왕 운동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면 어쩌다 한번 짧게 하지 말고 장기적이고 규칙적으로 해야 한다. 단기간의 과도하고 강한 운동 트레이닝이 긴장과 불안을 유발할 수 있음에 비해 최소 16주 이상의 규칙적인 장거리성 운동은 인지적 기능의 상승과 함께 뇌에서 분비되는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과 노어에피네프린의 변화에도 영향을 미쳐 운동치료로서의 효과가 있다고 보고하고 있다.

우울증은 그 종류도 많고 원인도 다양하지만 대부분 활동량이 줄고 운동을 하지 않으려 한다는 점이 일치한다. 그러나 약간이라도 움직이고 나면 기분이 좋아지고 빠르게 걷거나 뛰고 나면 마음이 한결 편해진다. 옛날 어른들께서 지나가듯 하시던 말씀처럼 죽으면 매일 잘 텐데 살아서 부지런히 움직여 보면 어떠리. 가만히만 있으면 괜히 슬퍼지거나 불안해지기도 하면서 의욕이 없어져 무슨 일을 해도 재미가 없고 만사가 귀찮아진다. 그럴 때 운동은 좋은 치료제요, 예방법이 될 수 있다.

그냥 해 보는 말이 아니라 80편 이상의 논문을 분석한 결과 우울 증세가 있는 사람들에게 동기부여를 명확히 해 주고 적절한 운동을 시키면 우울 증세를 감소시킬 뿐 아니라 치료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한다. 보다 구체적으로 설명하자면 운동은 운동장소의 여부를 막론하고 우울증 감소에 효과가 있지만 집에서 운동하는 것이 심리적으로 가장 효과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상태적인 것보다 성격 특성적인 우울증에 더 효과가 있고, 연령층은 25~64세에서, 성별로는 여성보다 남성이, 운동기간은 21~24주 했을 때 효과가 가장 컸다고 한다.

따라서 우울증을 감소시키는 가장 좋은 조건은 즐거운 마음으로 원하는 운동을 하되 규칙적인 중간 강도 이하의 가벼운 유산소 운동을 장기적으로 실시함과 동시에 정신심리치료를 함께 하는 것이다. 이러한 유산소 운동으로는 걷기, 달리기, 줄넘기, 계단오르기, 등산, 자전거 타기, 춤추기, 체조, 배드민턴, 테니스, 스쿼시, 탁구, 골프, 축구, 농구, 배구, 야구, 수영, 스키, 스케이트, 인라인 스케이트 등등 너무 많다. 어떤 활동 어떤 종목이든 좋아하는 것으로 최소 30분 이상, 일주일에 3일 이상 실시해야 한다.

실제로 운동선수들 가운데는 우울증 환자가 적다. 운동선수들의 경기 결과에 관한 스트레스는 일반인들의 상상을 초월한다. 그러나 한 게임을 망쳤다고 다음 게임까지 포기할 수는 없지 않은가. 타이거 우즈가 골프 황제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실수했을 때 불같이 화를 내지만 10야드만 걸어가면 평정을 되찾는다는 10야드의 법칙이 있었던 것처럼 훌훌털고 뛰다보면 못 이겨낼 시련도 없고 못 견딜 상황도 없다.

흔히들 사는 것 자체가 전쟁터라고 한다. 만일 전쟁터에서 우울하다고 가만히 있으면 어떻게 되겠는가? 그저 열심히 살다보면 알게 된다. 별 인생이 없다는 것을.

한국체육대학교 스포츠의학 오재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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