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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민 2세, 모국서 역량 발휘 길 열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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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해외 교민사회는 복수국적을 인정하는 국적법 개정안을 크게 반겼다. 교민들은 국적과 출생을 따지는 순혈주의(純血主義)로는 세계화 시대에 경쟁력을 극대화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유능한 교민 젊은이들이 모국에서 자신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며 기대감을 표했다. 미주한인회총연합회 남문기 회장은 11일(현지시간) “한국 정부가 중대한 결단을 내렸다”며 “지금처럼 세계화 시대에 한국 국적을 보유하면 애국자고, 미국 시민권을 취득하면 매국노라는 발상은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참정권실천연합회 김완흠 회장은 “해외 한인사회의 오랜 숙원이 조만간 이뤄진다고 생각하니 감개무량하다”며 “한국에서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고 싶어 하는 유능한 2세들이 앞으로는 모국에서 꿈을 펼칠 수 있게 돼 개인이나 국가 차원에서 잘됐다”고 반겼다.

이용태 전 로스앤젤레스(LA) 한인회장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단일 국적을 강요하는 나라는 없다”며 “자원이 빈약한 한국이 국적을 따지면서 인재를 가려 쓴다면 발전의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 회장은 이어 “개정안에는 고령의 동포들도 복수국적 인정 대상으로 포함시켰는데 대한민국을 위해 헌신한 그분들께 한국 국적을 인정하는 것은 늦었지만 잘된 일”이라고 말했다.

해외 동포가 많이 거주하는 일본·중국은 복수국적을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재일동포와 재중동포들은 차분한 반응이다. 중국 여성과 결혼한 한 중국 교민은 “중국 정부가 이중국적을 허용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혼인신고만 하고 국적은 각자 따로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50대의 한 재일동포 3세는 “일본 국적법상 복수국적을 인정하지 않아 한국과 일본 두 나라의 국적을 갖는 것은 어차피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로스앤젤레스·도쿄·베이징=

김석하 LA지사 기자, 김동호·장세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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