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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닝콜] KBS시트콤 '반쪽이네' 김창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2면

만화가 최정현.변재란씨의 실제 삶을 모델로 해 지난 주말 첫 방송된 KBS1가족시트콤 '반쪽이네' 는 캐스팅 역시 실물과 비슷한 분위기의 연기자들을 선택, 화제를 모았다.

집에서 만화작업을 하면서 가사와 육아를 꼼꼼히 책임지는 주인공 '반쪽이' 역은 아니나 다를까, 김창완(45)씨가 맡았다.

30대 중반 이상의 시청자에게는 우리 대중음악사에 큰 획을 그은 밴드 '산울림' 의 리더로 먼저 떠오르는 그이지만 신세대 시청자들에게는 '연기자 김창완' 이 더 익숙할 지도 모른다.

방송을 앞두고 시사회장에서 만난 그는 "광고 모델로 더 잘 알려져 있지 않냐" 고 반문해 좌중을 웃긴다.

"가수생활하고도 10년 동안은 '나 가수예요' 소리를 못했던 제가 이제 와서 '나 연기자 아무개에요' 할 수 있겠습니까. 이제까지 제 연기를 연기라고 하신 분이 있나요. "

하지만 그처럼 어눌하고도 편안한 말투야말로 '연기자 김창완' 을 매력적으로 만드는 요소. 첫 드라마 출연이 지난 1985년이니, 연기 욕심도 내볼 만한 이력이다.

"처음으로 주연다운 주연을 맡았다" 고 자부심을 드러내는 그는 "순대국집에서 만난 제작진이 있는 그대로 하면 된다고 부탁해서 역을 맡았다" 고 설명하면서도 "저에게서 다른 모습을 발견해내는 감독과도 일해 보고 싶다" 고 은근히 아쉬움을 내비친다.

"바람둥이 같은 역할도 해보고 싶다" 는 그의 진지한 말투는 또 다시 한바탕 웃음을 자아냈다.

'직장에서 일하는 아내, 집안에서 일하는 남편' 의 설정에 대해 실제 생활에서는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그는 "주인공은 '반편이' 가 아니라 '반쪽이' " 라고 강조한다.

"번듯한 직장에 소속되어야만 남편으로서의 위상과 자긍심.자존심을 가질 수 있던 세대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세대들은 그렇지 않을 겁니다. 전문직이었던 제 아내도 지금은 주부로 살림을 하고 있고, 저는 이렇게 '불러주면 일하는' 프리랜서입니다. '반쪽이네' 는 충분히 가능한 미래형 가족 모델이지요. " 그러고 보니 그의 생각은 드라마속 '반쪽이' 의 생각과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이 드라마가 작게는 주부들이 남편의 일을 더 잘 이해하는 기회가 되기를, 크게는 남녀가 평등한 사회를 이루는 데 일조했으면 좋겠다" 고 덧붙인다.

이후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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