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개련 명단…정치권 반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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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정치권은 정개련의 정치인 명단 발표가 있던 27일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경실련·총선시민연대의 발표 때와는 달리 입장표명이나 공식대응을 자제했다. 특히 이번에도 명단에 오른 소위 '3관왕' 의원들은 강한 불쾌감을 표시했다.

3개 단체가 발표한 세 차례의 명단에 모두 포함된 전·현직 의원은 29명. 민주당·한나라당이 각각 10명, 자민련 8명, 무소속 1명이다.

민주당의 권노갑(權魯甲)고문과 김봉호(金琫鎬)국회부의장측은 "이미 입장을 밝힌 만큼 더 이상 말할 필요를 못느낀다" 며 입을 닫았다.

서석재(徐錫宰)부총재는 "의원 1백53명의 정당에서 8명이 국민신당으로 옮긴 것을 잘 먹고 잘 살기 위해서라고 할 수 있느냐" 고 항변.

김종필(金鍾泌) 자민련 명예총재가 지역감정 조장으로 명단에 오른데 대해 자신이 '3관왕' 이기도 한 김현욱(金顯煜)사무총장은 "일고의 가치도 없다" 며 일축했다. 박철언(朴哲彦)·이인구(李麟求)의원 등도 거듭 "자민련을 고사시키려는 음모" 라고 주장했다.

명단에 처음 들어간 이한동(李漢東)총재권한대행측은 당적 변동에 대해 "보수세력 결집이라는 대의를 위해 옮겼다" 고 주장했다.

한나라당의 김윤환(金潤煥)고문측은 "아무 말 않겠다" 며 노코멘트로 일관했다. 역시 세번 연속 명단에 오른 김기춘(金淇春.지역감정 조장)의원은 "지역감정을 말하면서 왜 DJ는 뺐느냐" 고 반문했다.

노기태(盧基太)의원은 "세번째든 네번째든 같은 것을 가지고 계속 얘기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느냐" 고 묵살했다.

한편 전체 명단 중 대상자가 34명으로 여야 3당 중 가장 많이 포함된 민주당의 한 당직자는 "정개련이 민주당에 비우호적이기 때문" 이라고 나름대로 주장하기도 했다.

이수호·김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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