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은 정개련의 정치인 명단 발표가 있던 27일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경실련·총선시민연대의 발표 때와는 달리 입장표명이나 공식대응을 자제했다. 특히 이번에도 명단에 오른 소위 '3관왕' 의원들은 강한 불쾌감을 표시했다.
3개 단체가 발표한 세 차례의 명단에 모두 포함된 전·현직 의원은 29명. 민주당·한나라당이 각각 10명, 자민련 8명, 무소속 1명이다.
민주당의 권노갑(權魯甲)고문과 김봉호(金琫鎬)국회부의장측은 "이미 입장을 밝힌 만큼 더 이상 말할 필요를 못느낀다" 며 입을 닫았다.
서석재(徐錫宰)부총재는 "의원 1백53명의 정당에서 8명이 국민신당으로 옮긴 것을 잘 먹고 잘 살기 위해서라고 할 수 있느냐" 고 항변.
김종필(金鍾泌) 자민련 명예총재가 지역감정 조장으로 명단에 오른데 대해 자신이 '3관왕' 이기도 한 김현욱(金顯煜)사무총장은 "일고의 가치도 없다" 며 일축했다. 박철언(朴哲彦)·이인구(李麟求)의원 등도 거듭 "자민련을 고사시키려는 음모" 라고 주장했다.
명단에 처음 들어간 이한동(李漢東)총재권한대행측은 당적 변동에 대해 "보수세력 결집이라는 대의를 위해 옮겼다" 고 주장했다.
한나라당의 김윤환(金潤煥)고문측은 "아무 말 않겠다" 며 노코멘트로 일관했다. 역시 세번 연속 명단에 오른 김기춘(金淇春.지역감정 조장)의원은 "지역감정을 말하면서 왜 DJ는 뺐느냐" 고 반문했다.
노기태(盧基太)의원은 "세번째든 네번째든 같은 것을 가지고 계속 얘기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느냐" 고 묵살했다.
한편 전체 명단 중 대상자가 34명으로 여야 3당 중 가장 많이 포함된 민주당의 한 당직자는 "정개련이 민주당에 비우호적이기 때문" 이라고 나름대로 주장하기도 했다.
이수호·김정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