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가지만 기억하면 된다. 1)답은 십의 자리 숫자를 그보다 1 큰 숫자와 곱한 결과로 시작된다. 2)답은 25로 끝난다. 십의 자리 8과 그보다 1 큰 숫자인 9를 곱하면 72이므로 답은 72로 시작하고 25로 끝난다.
즉 7225다! 이보다 쉬울 순 없다. 물론 이 방법을 모든 제곱 문제에 적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뒷자리가 5로 끝나는 십의 자리 숫자만 가능하다.
그렇다고 실망할 필요는 없다. 눈속임처럼 보이는 이 작은 기술에 ‘암산’의 비법이 숨어 있다. 비법을 알고 나면 누구나 단순 제곱은 물론 덧셈·뺄셈·곱셈·나눗셈을 종이 없이 빠른 속도로 암산해 낼 수 있다. 핵심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와 ‘문제를 단순한 요소들로 분해하는 것’이다.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다고? 다음 문제를 예로 들어 보자. 538+327. 계산기가 없다면 사람들은 보통 종이에 숫자를 두 줄로 써 놓고 일의 자리 숫자 8과 7을 더해 1을 올리는 식으로 풀어나갈 것이다. 그 대신 숫자를 다음과 같이 분해해서 생각해보자.
머릿속으로 538에 먼저 300을 더하고, 다음으로 20을 더하고, 마지막으로 7을 더한다. 300을 더하고 나면(538+300=8 38) 문제는 838+27이 된다. 20을 더하고 나면(838+20=858) 더 단순해져서 858+7=865가 된다. 이 과정을 풀어 쓰면 아래와 같다.
모든 덧셈·뺄셈 암산은 이런 식으로 할 수 있다. 기존의 익숙한 계산법을 완전히 뒤집는 이 비법에 따르면 숫자를 소리 내 말하는 순서대로 계산하게 돼 속도도 훨씬 빨라지고 중간 단계 값을 기억하기도 쉬워진다.
여러 번 단계를 거치더라도 문제를 단순화하는 것이 오히려 시간을 절약하고 정확성을 높이는 이유는 간단하다. 세 자릿수보다는 두 자릿수가, 두 자릿수보다는 한 자릿수가 계산하기 쉽다.
조금 난이도를 높여 초급 곱셈 암산에도 도전해보자. 38×9. 어떤 사람들은 이 정도 문제는 기존에 하던 방식대로 일의 자리부터 곱해 쉽게 암산해 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자릿수가 높아질수록 새로운 암산 비법이 훨씬 유용함을 알 수 있다. 앞서 배운대로 더 쉽고 작은 문제들로 쪼개어 풀자.
우선 왼쪽 부터 3 0×9 를 한 다 음 8×9 를 구해 더하면 된다. 2 7 0 +7 2라 는 계산이 되면 덧셈 암산을 활용해 간단하게 답을 구할 수 있다. 270+70+2=340+2=342다.
복잡하게 느껴질 지도 모르지만 조금만 연습하면 세 자릿수 이상 곱셈이나 나눗셈 암산도 문제없다. 미국 이공계 명문 하비 머드 대학의 수학교수이자‘수학마술사’, ‘인간 계산기’로 유명한 아서 벤저민이 마법 수학(아서 벤저민·마이클 셔머지음, 민음in 펴냄)에 자신의 모든 암산비법을 공개했다.
수의 원리에서 일상생활에 응용할 수 있는 어림짐작 기법,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수학마술’ 기교까지 수학적 상상력을 끌어올려 주는 흥미진진한 암산의 세계를 만나 보자.
[자료제공= 민음사]
< 정리=송보명 기자 sweetycarol@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