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 오락가락 대만 총통선거 혼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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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홍콩〓진세근 특파원]대만 총통선거 판세가 돌연 혼조 양상을 보이기 시작했다.

최근 실시된 여론조사 결과 그동안 줄곧 1위를 지켜온 무소속의 쑹추위(宋楚瑜)후보가 총통선거 출마선언후 처음으로 2위로 물러앉고, 그 자리에 집권 국민당의 롄잔(連戰)후보가 올라선 것으로 나타났다.

대만 유력지 연합보(聯合報)는 23일 전국 유권자 1천명을 대상으로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連후보가 27%를 기록, 宋후보(24.5%)와 민진당의 천수이볜(陳水扁.20.4%)후보를 눌렀다고 보도했다.

국민당 당국자는 "그동안 당(黨) 자산 신탁위임과 당의 영리사업 금지.흑도 및 금전정치 청산 등을 주장한 連후보의 정책에 국민들이 반응하기 시작했다는 증거" 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陳후보측의 추이런(邱義仁) 선거관리위원장은 "連후보의 인기가 올라갔던 것은 지난해 9월 21일 대지진 직후 뿐" 이라고 전제하고 "이번 민의 조사는 농담같은 얘기" 라고 일축했다.

실제로 다른 여론조사기관의 조사결과는 연합보와 사뭇 다른 결과를 나타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산수이(山水)민의조사공사가 최근 실시한 민의조사에서는 응답자의 25.8%가 宋후보를, 25.2%가 陳후보를 지지한다고 답한 반면 連후보 지지는 응답자의 17.8%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산리(三立)텔레비전이 갤럽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宋과 陳이 각각 26.4%를 기록해 공동 선두로 나타났으며 連은 17.5%에 머물렀다.

그러나 산수이의 여론조사 담당자는 "단순한 지지율 비교보다 지지율 변화추이가 더욱 중요하다" 고 강조했다.

산수이가 지난 6개월간 여론지지율 변화 추이를 분석한 결과 宋후보 지지자 중 15%가 陳후보 지지로 이동한 반면, 連후보의 경우 지지율은 비록 낮았지만 이동추세는 거의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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