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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역 약한 아기 '생백신' 조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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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소아마비 및 DPT(디프테리아.파상풍.백일해) 예방백신 접종사고에 대한 역학조사를 벌이고 있는 가운데 홍역.볼거리.풍진 혼합백신(MMR) 예방접종 사고가 발생했다.

◇ 사고〓식품의약품안전청은 지난 12일 삼성서울병원에서 홍역.볼거리.풍진 혼합백신(MMR) 예방접종을 한 생후 16개월 여아가 뇌사상태에 빠지는 사고가 발생, 조사에 나섰다고 21일 밝혔다.

식의약청은 이 여아가 예방접종 후 발열.피부발진.구토 등의 증세를 보여 18일 응급실에 입원했으나 장이 꼬이고 경련이 일며 혼수상태에 빠졌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식의약청은 20일자로 H사의 백신과 로트번호(제조번호)가 같은 제품에 대해 전국 시.군.구를 통해 봉함.봉인조치를 취하고 역학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해 11월 30일 6개월된 남아가 서울 모 보건소에서 소아마비 및 DPT 예방백신을 맞고 눈.귀가 머는 사고가 지난 5일 신고돼 식의약청이 조사를 벌이고 있다.

◇ 대책〓영유아 예방백신 접종사고 원인으로는 우선 예방접종으로 인한 알레르기 쇼크 가능성이 꼽힌다.

DPT를 비롯, 홍역.볼거리.풍진.B형간염백신.BCG 등 감염병을 예방하기 위한 백신은 병균을 약화시키거나(생백신) 죽여서 만드는 방법(사백신)을 주로 쓰는 능동면역에 속한다.

서울대의대 소아감염학 이환종(李煥鍾)교수는 "능동면역은 결국 이물질을 몸에 주입해 면역성을 기르는 방법이므로 1백만분의1 정도의 알레르기 쇼크 가능성이 있다" 고 설명했다.

또 홍역.볼거리.풍진.소아마비 등 생백신은 백신접종 자체로 병에 걸리기도 하므로 백혈병 치료를 받는 등 면역기능이 약한 아이는 예방접종을 하면 안된다.

이밖에 첫 접종 후 1주일 이내에 의식장애.경련 등 뇌의 이상이 의심될 때나 쇼크반응 등이 있었던 아이는 이후 백신 접종을 삼가야 하고 첫 접종 때에는 전문의의 충분한 사전진찰을 받는 것이 좋다.

그러나 李교수는 "현재 통용되는 예방접종은 수십년간 세계 각국을 통해 안정성이 확립된 것이므로 백신 금기대상 어린이가 아닌 한 제때 접종을 받도록 해야 한다" 고 조언했다.

황세희 의학전문기자.신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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