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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사이버 도박 폐해 심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7면

'우리 사이트를 한번 클릭만 하세요. 안방에 앉아 포커와 블랙잭.슬롯머신 등 모든 도박을 마음대로 즐길 수 있습니다' .

최근 인터넷에 이번 문구를 띄워놓고 네티즌의 사행심을 자극하는 불법 '사이버 도박' 이 급속히 번지고 있다.

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19일 인터넷상에 14개의 불법 도박사이트를 개설, 운영해온 혐의(도박 개장 등)로 金모(23.무직)씨 등 4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河모(42.회사원)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金씨 등은 지난해 4월 미국의 사이버 카지노 업체인 G사로부터 공급받은 프로그램으로 도박 사이트들을 열어 국내인을 상대로 27만달러(약 3억원)의 이익을 내 G사로부터 수익배당금 6천여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다.

金씨 등은 외국 도박사이트 안에 '사업 파트너를 구한다' 는 광고를 보고 e-메일을 통해 수익금의 10~25%를 배당받기로 계약한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사이트들의 하루평균 접속건수가 4천여건에 이르고 도박을 해온 국내 네티즌도 20만명이 넘을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또 1백만달러(약 11억원) 이상의 외화가 이들을 통해 해외로 유출됐다고 경찰은 추산했다.

경찰 관계자는 "사이트에 들어가 신용카드 번호만 입력하면 입체적인 화면을 통해 룰렛.블랙잭.슬롯머신.포커 등을 실제와 거의 같은 느낌으로 즐길 수 있어 많은 네티즌이 이용한 것 같다" 고 말했다.

◇ 문제점〓국내에서 사이트를 개설한 경우에는 추적이 가능하나 외국에서 개설된 도박 사이트의 경우는 단속 권한이 미치지 않는데다 이용자 역시 찾는 것이 불가능하다.

경찰 관계자는 "외국 사이버 카지노에 직접 접속해' 도박을 해'온 네티즌과 유출된 외화는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현재로선 이를 막을 방법이 없다" 고 말했다.

강갑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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