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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기 국제교류 부쩍 는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3면

일본의 전기기계 생산업체 니가타컨버터는 지난해 8월 한국 중소기업진흥공단을 방문해 선박용 감속기 분야의 정밀가공제품을 만들어 줄 업체를 찾았다.

적당한 업체를 물색하던 중진공은 대구의 정밀기계 가공업체 대성정공을 소개했다. 두 업체는 협상 끝에 지난달 부품공급 계약을 맺었다.

인천의 온도.압력계 제조업체 명성효다계기는 지난해 초 일본 효다사와 기술도입 계약을 맺은 뒤 기술자를 일본에 보내 연수를 받았다. 오는 3월에는 일본측 기술자들이 명성을 찾아온다.

국내 중소기업과 외국 제조업체간 직교역.인력파견 등 국제교류가 활기를 띠고 있다.

일본.중국 등지의 제조업체들이 최근 국내 중소업체와 부품공급 계약을 맺기 위해 한국으로 속속 몰려들고 있다.

국내 중소업체도 시장개척단 파견과 해외박람회 참여를 통해 해외 진출을 꾀하고 있다.

◇ 외국업체의 한국 방문〓지난해 11월말 서울 마포 홀리데이인 서울 호텔에서 열린 중진공 주최 국제부품 상담회에는 SSK산업 등 15개 일본 전자.기계업체가 찾아와 2백5개 국내 중소기업과 상담을 벌였다.

다음달 초순에도 아오야기제작소.시스콤 등 일본의 20여개 중소기업이 방한해 국내 기업과 상담 및 계약을 맺을 계획이다.

이들 업체는 발전장치부품.금속가공품.소프트웨어 프로그래밍 등 분야에서 국내 중소업체와의 협력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도 올 한해 중국 기업이 두차례, 일본 기업이 한차례 방한해 국내 중소기업과 상담을 벌일 예정이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서 주관하는 외국 구매단 초청사업의 경우 지난해 일본.미국.중국 등 74개국에서 총 38회, 2천7백10명의 바이어들이 국내 중소업체를 찾아왔다.

KOTRA 시장관리부 송혜주 과장은 "구매단 방한은 이제 참가횟수보다 질적인 수준을 높여야 할 때" 라고 지적했다.

◇ 국내업체의 해외진출〓국내 중소기업의 해외시장 개척과 교류도 계속 늘고 있다.

KOTRA가 주관하는 시장개척단의 경우 1995년 6백30여개의 중소기업체가 참여했는데 지난해에는 8백48개사로 늘어났다.

세계 주요 도시에서 열리는 해외박람회도 참여 중소기업이 95년 9백58개사에서 지난해 2천3백83개사로 늘어났다.

◇ 중소업체 국제교류 왜 증가하나〓일본 기업들은 최근 몇년새 엔화가치가 높아지자 자국 내 부품공급 단가로는 수지 타산을 맞추기 어려워 기술력이 뛰어나면서도 임금이 비교적 저렴한 한국을 대안으로 찾고 있다.

중국의 경우 최근 경제규모는 급격히 커지고 있지만 아직 제조업 기술수준이 이를 따라오지 못하고 있다고 보고 본격적인 합작선으로 삼기는 이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한편 국내 중소기업들은 1997년 말 경제위기를 계기로 내수 시장이 줄어들자 국내시장의 한계와 해외수출의 필요성을 인식하기 시작했다.

일본 야마모토공작소에 산업용 집진필터를 공급하는 유공유체산업의 김창배(43)사장은 "국내 중소기업이 대기업에 의지하는 시대는 지나갔다" 며 "자체 기술력과 마케팅 능력을 갖고 해외시장에 직접 뛰어들어야 한다" 고 말했다.

최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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