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중구 상권 "옛영화 되찾자" 안간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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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50년 옛 영화(榮華)를 되찾자. "

부산 중구 상인들은 옛 명성을 회복하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광복동.남포동.자갈치시장 등을 끼고 있는 중구는 50년 이상 부산의 중심 상권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부산시청사가 중앙동에서 연산동으로 이전하는 바람에 유동인구가 준데다 지하철 2호선 개통 등으로 환승역인 서면에 상권을 빼앗겨 맥을 추지 못하고 있다.

◇ 침체 실태〓장사가 예전처럼 되지 않다 보니 상인들이 하나 둘 떠나고 있다.

중구 상권의 대표적인 업종인 의류업마저 부산대쪽으로 이전하고 있는 추세다.

이 때문에 중구의 상점수가 일년 새 무려 6백여 개나 줄어들었다.

중구 조사결과 1997년 1만7천6백90개이던 상점수가 1998년에는 1만7천78개로 감소했다.

광복로 주변 상가 경영인협의회 梁승효 회장은 "광복로 등으로 유입되는 인구가 갈수록 줄고 있어 많은 상인들이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고 말했다.

◇ 상권 탈환 몸부림〓광복동 의류점포들은 광복로 상가경영인협의회를 결성, 탈출구를 모색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14일 첫 정기총회를 열고 가맹점에서 모든 상품을 3개월 무이자로 구입할 수 있도록 하는 '광복 경협카드' 발급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들은 또 상권 회복에 필수적인 주차문제 해결을 위해 옛 시청 자리에 주차공간도 확보키로 했다.

부산시는 올해 중에 광복로를 '차 없는 거리' 로 만들기로 했다.

시는 또 용두산공원을 중심으로 옛 미문화원~옛 미화당백화점 등 모두 1.8㎞를 '문화의 거리' 로 조성하기로 했다.

중구는 광복로 전체를 '빛의 거리' 로 만들기로 하고 예산을 확보했다.

구청측은 광복로 거리를 네온사인으로 연결해 프랑스 샹젤리제거리처럼 명물거리로 만들기로 했다.

관광객들을 끌어 들이기 위해서다.

주차난 해소를 위해 한국은행 부산지점 옆 동광초등학교 이전 부지를 확보해 대형 주차장으로 사용키로 했다.

동서대 金성일 교수(건축공학)는 "중구를 살리는 길은 부산 경제를 살리는 첩경" 이라고 말했다.

김관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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