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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영화] EBS '벅시 말론' 外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0면

*** 벅시 말론(EBS 밤 10시35분)

영국 출신의 앨런 파커 감독(55)은 논쟁적이고 시사적인 소재를 대중적인 정서에 맞도록 가공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터키의 감옥에서 갖은 고통을 겪는 미국인 죄수의 실화를 영화화한 '미드나잇 익스프레스' 나 미국 남부의 인종차별 문제를 다룬 '미시시피 버닝' , 현대인의 소외문제를 제대로 시각화했다는 평가를 받았던 '핑크 플로이드의 더 월' 등에서 그의 작품 취향을 읽을 수 있다.

'벅시 말론' 은 그의 장편영화 데뷔작이다. 약 5백편의 CF를 감독하면서 광고업계에서 뼈가 굵었던 그는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의 '대부' 를 보면서 이 영화를 만들 생각을 했다고 한다.

'벅시 말론' 은 기발한 발상이 돋보이는 영화다. 등장 인물들이 모두 12세미만의 어린이들이라는 점, 또 이들에게 갱스터 역할을 맡겼다는 점에서 그렇다.

무시무시한 갱스터 장르에 춤과 노래로 된 뮤지컬 장르를 접목한 점이나 등장하는 무기가 과일파이나 크림처럼 살상효과가 없는 점 등도 장난스럽다.

무대는 1929년의 뉴욕. ' 어린 카포네 패심은 무허가 술집을 운영하고 있다. 암흑가를 평정하고 있던 패심은 새로운 무기인 과일 파이 기관총으로 무장한 최대의 적인 댄디 댄의 등장으로 위기에 빠진다.

그는 심복인 벅시 말론에게 이 새로운 무기를 훔쳐오라는 임무를 준다. '택시드라이버' 에 출연할 무렵의 앳된 모습을 한' 조디 포스터가 남자들을 유혹해 자기의 이익을 챙기는 팜므 파탈 같은 역을 맡았다. 아카데미 주제가상 후보에 올랐다. 원제 Bugsy Malone.76년작. 94분.

*** 007리빙데이라이트(MBC 밤 11시)

숀 코너리-조지 레젠비-로저 무어를 잇는 티모시 달턴이 4대 제임스 본드의 바통을 이어받으면서 출연한 첫 작품. 본드는 망명을 요청한 소련 크렘린의 고위 간부를 서방으로 무사히 인도하는 역할을 맡는다. 그 보복으로 소련은 영국과 미국의 모든 첩보원들을 암살하려고 한다.

유럽에서 아프가니스탄에 이르기까지 액션 어드벤처가 펼쳐진다. 감독 존 글렌. 원제 The Living Daylights. 87년작.

*** 머더 1600(KBS2 10시)

흑인 스타 웨슬리 스나입스가 '더티 하리' 에서의 클린트 이스트우드 풍의 형사로 나와 백악관과 맞선다는 이야기. 백악관 화장실에서 미모의 고급 콜걸 칼라가 살해된 채 발견된다.

백악관측은 즉각 '여자' 와 '살인' 이라는 두 단어를 빼도록 보도지침을 발표하고 청소부 루케시를 범인으로 몰고 간다. '앱솔루트 파워' '왝 더 독' '에어포스 원' 처럼 미국의 대통령을 소재로 삼았다. 감독 드와이트 리틀. '주연 웨슬리 스나입스.다이앤 레인. ''원제 Murder at 1600. '97년작. 1백7분.

이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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