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슈퍼리그] 현대 '윤종일 리베로' 딜레마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4면

'한번 리베로(수비전문 선수)는 영원한 리베로' .

올해 배구 슈퍼리그에서는 리베로가 승부의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세계배구연맹(FIVB)의 규칙 개정으로 '한번 리베로로 지정된 선수는 대회가 끝날 때까지 포지션을 변동할 수 없다' 는 조항이 이번 대회부터 적용되기 때문이다.

아예 리베로를 지정하지 않거나 엔트리 18명 중 여러 명을 리베로로 등록한 뒤 번갈아 기용하는 것은 문제가 안된다.

현재 가장 불리한 팀은 현대자동차다. 리베로는 수비만 담당하고 공격에는 가담할 수 없어 보통 단신선수가 담당한다. 그러나 현대는 2일 삼성화재와의 경기에서 예상을 깨고 그동안 센터를 맡아온 2m5㎝의 장신 윤종일을 리베로로 기용했다.

부상 등으로 코트에서 뛸 수 있는 선수가 10명 안팎에 불과해 고육지책으로 꺼낸 카드였다.

현대에는 세계적인 리베로 이호가 있었지만 상무에 입대했다.

강성형(1m87㎝)도 맡을 수 있지만 강은 이날 라이트로 출전하는 바람에 이번 대회에서는 리베로로 기용될 수 없다.

이에 따라 현대는 1~3차 대회는 물론 팀이 최종 결승전에 오르더라도 윤종일을 리베로로 써야만 한다. 팀 최장신 센터가 후위로 빠진 현대는 블로킹이나 중앙속공에 허점이 생길 수밖에 없다.

이호가 활약하는 한국대표팀이 최근 국제경기에서 좋은 성적을 올렸듯 앞으로 배구경기에서 전문 리베로의 역할은 갈수록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정제원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