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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첫해 뜨는곳' 기스본, 관광객 주민의 3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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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기스본(뉴질랜드)〓김동섭 기자]지구촌에서 가장 먼저 뉴 밀레니엄의 첫해를 볼 수 있는 뉴질랜드 기스본은 영욕의 천년을 뒤로 한 채 새 천년을 맞이하기 위한 준비를 끝냈다.

뉴질랜드 국민은 Y2K(컴퓨터 2000년도 인식오류)문제에 대한 염려를 하면서도 새로운 천년을 희망과 설렘속에 맞고 있다.

○…뉴질랜드의 수도 웰링턴에는 미국.일본 등 세계 각지에서 Y2K 전문가들이 모여 비상대기에 들어갔다.

뉴질랜드는 전세계에서 해돋이를 처음 맞는 곳임과 동시에 Y2K문제도 가장 먼저 일어날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뉴질랜드 정부는 Y2K문제를 실시간으로 전세계에 타전하는 Y2K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했고, 각국 전문가들은 본국과 핫라인을 연결했다.

세계가 하나 되어 Y2K와 전쟁을 치르고 있는 모습이다.

뉴질랜드 정부는 만약 해커가 모니터링 시스템에 침투해 다른 나라로 전해질 정보를 왜곡시킨다면 세계적인 혼란이 생길 수도 있음을 우려하고 있다.

뉴질랜드 Y2K문제 대책위원회는 31일부터 내년 1월 1일 새벽까지 홈페이지에 실시간으로 진행상황을 올리는 한편, 미국 워싱턴의 Y2K국제협력센터로 그때그때 새로운 사실을 보내도록 돼있다.

○…전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기스본시의 뉴 밀레니엄 행사는 시청 앞 로손필드 광장 시계탑 아래서 치러진다.

시계탑 앞 광장 아래는 20세기 최대의 재앙인 타이타닉호가 침몰하는 모습을 연출한 풍선을 설치했다.

타이타닉호 침몰과 같은 재앙이 20세기와 함께 사라지길 바란다는 의미에서 설치됐다고 기스본시 관계자는 설명했다.

시민과 관광객들은 31일 오후 6시부터 2000년 1월 1일 오전 3시까지 새 천년 맞이 행사를 가지며, 이어 미드웨이 비치로 옮겨 장엄하게 열릴 새 천년의 해를 맞이하게 된다.

바다가 바라보이는 기스본시 해안가에는 이틀 전부터 전세계에서 몰려든 관광객들이 자리를 잡고 철야 대기에 들어갔다.

○…뉴질랜드 북부에 있는 기스본시에는 30일 현재 상주인구보다 3배가 많은 9만여명이 세계 각지에서 몰려들었다.

CNN.BBC 등 해외언론 및 KBS.MBC 등 국내 방송사들과 취재진들도 몰려와 새 천년 맞이 취재에 열을 올리고 있다.

국내 방송3사는 역사적인 뉴 밀레니엄 장면을 31일 밤 무궁화3호 위성을 통해 생중계한다.

관광객들이 몰려들자 숙박비가 치솟았다.

평상시 하루 60~70뉴질랜드달러(1달러는 약 6백원)였던 민박비용은 1천달러까지 올랐다.

그것도 2년 전에 예약한 사람들만 투숙할 수 있는 형편이다.

○…뉴질랜드 정부는 바퀴벌레 마스코트를 대국민 Y2K홍보사절로 내세웠다.

지구 생성 이후 온갖 평지풍파를 겪으면서도 가장 오래 살아남은 생물이 바퀴벌레라는 점에서 착안한 아이디어로 바퀴벌레를 모델로 한 Y2K 대비 TV광고를 6개월간 해왔다.

특히 ASB은행은 31일자 은행거래내역을 일일이 고객에게 통보해주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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