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증시흐름] 미-산타장세 지속될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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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0면

이번주의 세계 증시는 크리스마스 연휴 직전의 상승 분위기를 이어받으며 20세기의 마지막 거래를 평온히 마무리지을 것으로 전망된다.

뉴욕의 경우 지난 23일 다우존스.나스닥.S&P 500 등 3대 지수가 모두 최고치를 경신했다.

크리스마스 연휴(24~26일)를 앞둔 소위 '산타 장세' 였는데, 이같은 현상은 이변이 없는 한 연말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전체적인 거래량은 줄어들고 있지만 첨단기술주에 대한 매수세는 꾸준히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나스닥 지수가 지난 23일 장중 한때 돌파했던 4, 000고지를 이번주 중 한번 더 깨고 올라가느냐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3일 종가는 3, 969.44 포인트. 나스닥 지수는 올들어 이미 82% 이상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다우존스 지수도 같은 날 202.16포인트(1.8%)나 급등하며 11, 405.76로 마감, 지난 8월 25일의 최고치 기록(11, 326.04포인트)을 4개월만에 경신했다.

인플레에 대한 우려가 완전히 가신 것은 아니지만 미국경제의 성장세가 의외로 탄탄하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주가상승세가 쉽게 꺾이지는 않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일본의 주가도 미국증시 호조에 영향받아 순조롭게 오름세를 타고 있다.

닛케이지수는 24일 123.02엔 오른 18, 584.95를 기록했다. 일본은행이 엔고 저지를 위해 시장개입에 나선데다 새로 창설된 벤처기업 전문 증권거래소인 '마더스' 에 개인투자자들이 몰리고 있어 전반적인 투자심리가 '사자' 쪽으로 기울고 있다.

아시아 각국의 주가도 미국.일본 증시의 상승세에 자극받아 탄력있게 오르고 있다.

홍콩.싱가포르.말레이시아 등 주요 국가 주가지수들이 대부분 연중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주가가 미국과 일본을 따라 오르는 동반상승 현상은 이번주에도 변함없이 이어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환율의 경우 연말을 앞두고 달러당 1백엔선을 지키겠다는 일본은행의 의지가 강해 며칠새 급격한 엔고가 나타날 확률은 적어 보인다.

이미 일본은행은 24일 2천억~3천억엔 정도를 시장에 풀어 엔화가치를 달러당 1백1엔대에서 1백3엔대로 밀어냈다.

주초에도 시장움직임을 봐가며 개입에 나설 의사를 보이고 있어 투기세력에 의한 기습적인 엔고에 충분히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행이 Y2K 문제에 대비해 통화량을 잔뜩 늘려놓은 것도 엔고 억제 및 주가상승 배경이 되고 있다.

도쿄〓남윤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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