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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주문폭주한 인터넷 상거래 낡은 물류에 발목 잡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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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워싱턴.뉴욕〓김종수.신중돈 특파원]첨단 인터넷 상거래가 낡은 인프라 때문에 발목을 잡혔다.미국의 최대 대목인 크리스마스 시즌을 맞아 인터넷을 이용한 상품 주문이 폭증하고 있으나 출하.수송.배달능력이 이를 따라가지 못해 곳곳에서 차질이 빚어졌다.

이 때문에 원하는 날짜에 물품을 건네받지 못한 소비자들의 불만이 속출했으며, 뉴욕에서는 틈새시장을 노린 자전거 배달업이 등장, 때아닌 호황을 맞고 있다.

미국의 대표적인 장난감 체인점 '토이저러스' 는 지난 22일부터 크리스마스 이브 사이에 배달해주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한 인터넷 주문에 대해 E메일로 사과문을 띄웠다.

토이저러스측은 배달망에 과부하가 걸려 약속을 지키지 못했음을 사죄하고 그 죄값(?)으로 1백달러(약 11만5천원)짜리 무료상품권을 발송하겠다는 파격적인 제안을 했다. ' 그러나 자식들에게 제때 크리스마스 선물을 주지 못하게 된 부모들의 서운한 마음을 달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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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이저러스의 경쟁업체인 'e토이스' 는 막판 배달불능 사태를 우려해 지난 21일 자정 이후 더 이상 온라인 주문을 사절하고 있다.

장난감뿐만 아니라 다른 인터넷 판매업체들도 대부분 지난 주말 또는 21일까지만 주문을 받았고, 22일 이후에도 주문을 접수하는 곳은 극히 일부에 불과했다.

올 크리스마스 시즌 미국의 인터넷 판매액은 지난해 15억달러의 3~4배인 45억~60억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그러나 대부분이 크리스마스 1주일 전부터 크리스마스 이브 사이에 배달되기를 원하고 있어 결국 출하.수송.배달망이 견디지 못하고 주저앉고 만 것이다.

미 우편국.UPS.FedEx 등 택배업체들은 이번 크리스마스 시즌 1주일간 무려 1억6천5백만건의 인터넷 구매 소포를 배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들은 이처럼 많은 물량을 제한된 시일내 배달해내기에는 인력과 장비가 턱없이 부족하다고 한숨짓고 있다.

심각한 배달 지연사태가 빚어지면서 인터넷으로 접수된 상품주문을 자전거와 오토바이를 통해 배달해주는 업체들이 새로운 명물로 떠올랐다. 뉴욕타임스는 24일 현재 뉴욕시 일원에는 모두 3백여개의 자전거 배달업체들이 등장, 연간 7억달러 규모의 거대시장을 형성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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