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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평 나비’서 창조경영 배웠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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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창조경영’ 현장 견학을 위해 3일 전남 함평을 방문한 구학서 신세계 부회장(앞줄 왼쪽 셋째) 등 임원들이 ‘함평나비쌀’ 20㎏들이 625포대(3000만원어치)를 구매한 후 이석형 함평군수(앞줄 왼쪽 넷째)와 함께 박수를 치고 있다. 신세계는 이 쌀을 광주와 전남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전달했다. [프리랜서 장정필]

“공부 참 많이 했습니다.”

‘마케팅 도사’들이 전남 함평의 공무원들에게 큰절을 올렸다. 3일 국화축제가 열리고 있는 함평군 함평엑스포공원. ㈜신세계의 구학서 부회장을 비롯한 임원 73명은 이석형 함평군수와 공무원·주민들에게 연신 고맙다는 인사를 했다. 관광 자원 하나 없는 작은 지방자치단체에서 나비축제로 연간 300만 명의 관광객을 불러모은 ‘창조경영’의 현장을 둘러본 감동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구 부회장과 석강 백화점부문 대표, 이경상 이마트부문 대표 등 임원들은 이날 오전 3대의 버스에 나눠 타고 함평에 도착했다. 구 부회장은 “기업은 차별화 전략을 짜기 위해 늘 고민한다. 함평군은 독창적인 아이디어로 차별화하고 무에서 유를 창조했다. 현장에서 이런 것들을 더 많이 배울 수 있을 것 같아 방문했다”고 말했다. 이석형 군수는 “조그만 지방자치단체도 노력하면 글로벌 리더 기업도 찾아오게 된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실감한다”고 화답했다. 그는 “자치단체와 기업, 농촌과 도시가 소통하고 도전한다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며 “함평의 ‘나비’ ‘국화’ ‘신지애’ 같은 최고의 상품을 함께 만들어 나가자”고 강조했다.

이번 방문은 함평 나비축제의 성공 과정을 담은 책 『나비의 꿈』을 구 부회장이 접하고 7월 이 군수를 서울 본사로 초청해 전 임원을 대상으로 특강을 진행한 게 계기가 됐다. 이 군수가 ‘블루오션과 창조경영’이란 주제로 평범한 농촌을 축제의 고장으로 바꾼 과정을 소개하자 구 부회장이 그 자리에서 현장견학을 제안했다.

◆“꿈과 열정의 현장”=이날 임원들은 159만㎡에 펼쳐진 국향대전과 황금박쥐 생태관 등을 돌아보며 안내 공무원들에게 질문을 쏟아냈다. 황철구 백화점 상품본부 상무는 “함평의 특산물도 아니고 특별한 관련도 없는 나비를 주제로 축제를 기획한 것은 기존 고정관념을 깬 새로운 시도로 마케팅 역사에 남을 만하다”고 감탄했다. 그는 “국내 패션의 경우도 단순히 서양의 패션을 답습하는 것을 뛰어넘어 독자적인 차별성이 있어야 가능하다”고 말했다. 박건현 센텀시티점 부사장은 “나비축제에 머물지 않고 나비곤충엑스포, 국향대전, 황금박쥐 전시관, 생태공원으로 늘 화제를 모은 사실이 이채롭다”고 말했다. 그는 “나비축제 하나만 계속 했다면 식상했을지도 모른다”며 “기존 고객의 틀을 깨고 어떻게 새로운 고객을 확보할 것인가가 늘 숙제인데 하나의 힌트를 얻었다”고 말했다.

함평=천창환 기자, 사진=프리랜서 장정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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