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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리그 구조조정 '칼바람' …불황에 관중 줄면서 구단들 긴축 경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3면

일본 프로축구 J리그가 구조조정 홍역을 치르고 있다.

한국 프로축구 K리그보다 10년 늦게 93년 출범한 J리그는 초기 관중이 폭발적으로 몰렸으나 95년부터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해 올해는 사상 처음으로 평균 관중이 K리그에 뒤지는 흥행 부진을 보였다.

일본경제가 장기불황에서 벗어나지 못한데다 그동안 그라운드를 달구던 관중 열기가 식어버리면서 거품이 걷힌 것. 관중이 격감하는 바람에 경영에 압박을 느낀 구단들은 초창기 거액을 주고 영입했던 세계적인 스타들을 방출했고, 그럼에도 수지가 개선되지 않자 연봉삭감에 나섰다.

벨메어 히라쓰카는 후원회사가 철수함으로써 연 25억엔에 달하던 운영경비가 8억엔으로 줄어드는 바람에 리그 꼴찌로 추락, 결국 2부리그로 떨어졌다.

최고선수의 연봉은 J리그의 위축된 실상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93년 나고야 그램퍼스는 86년 멕시코월드컵 득점왕인 리네커를 데려오면서 7억엔을 썼다.

그러나 현재 일본에서 연봉 1억엔을 넘는 선수는 찾기 힘들다. 올시즌 득점왕 황선홍이 내년 연봉 1억1천만엔을 요구하자 세레소는 황을 미련없이 트레이드해버렸다.

J리그는 추락한 인기를 만회하고 적자에서 벗어나기 위해 여러 방안을 모색중이다. 단기 전략은 한국.중국 등 비교적 몸값이 싸고 경기력이 뛰어난 선수를 적극 영입하는 것이고 장기적으로는 한.중.일 3개국 프로팀이 참가하는 극동리그를 창설해 '축구판' 을 키우자는 생각이다.

정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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