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신세기통신 인수 파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4면

SK텔레콤(011)의 신세기통신(017)인수가 확정됐다.

SK의 손길승(孫吉丞)회장과 포철의 유상부(劉常夫)회장은 20일 서울 삼성동 포스코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SK텔레콤과 신세기통신이 지분 맞교환을 통한 전략적 제휴에 합의했다" 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신세기통신의 최대주주인 포철은 자사 지분 27.66%를 SK텔레콤에 넘겨주는 대신 SK텔레콤 지분 6.5%를 받게되며 코오롱은 신세기통신 지분 23.53%를 매각해 1조6백19억원의 자금을 확보하게 됐다. 포철은 코오롱의 지분을 일단 인수한 뒤 보유지분과 함께 SK텔레콤에 한꺼번에 넘길 예정이다. 시기는 내년초로 예상된다.

주식 교환으로 SK그룹의 SK텔레콤 지분은 36.55%에서 30%로 낮아지게 됐으며 포철은 한국통신(17.86%)에 이어 3대 주주가 된다.

SK텔레콤은 또 이번 제휴로 국내 휴대폰 가입자 시장의 57%(매출 규모로는 60%)를 차지하는 거대 이동통신업체로 떠올라 후발업체들이 고전을 면치 못할 전망이다.

孫회장은 포철과의 제휴 결정과 관련, "통신업체의 통합은 세계적인 추세며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도 대형화가 필요하다" 며 "특히 SK와 신세기는 같은 주파수를 사용하고 있어 통합에 따른 시너지효과가 크다" 고 강조했다.

劉회장은 코오롱이 그동안 협상을 진행했던 영국의 보다폰에어터치 대신 SK에 지분을 넘기기로 한 것과 관련, "외국업체가 경영권을 갖게 되는 점을 경계해 SK로 넘기기로 했다" 고 말했다.

앞으로의 경영방침에 대해 孫회장은 두회사의 합병 가능성을 강력 시사했으나 구체적 시기에 대해서는 "주주의 67%가 동의해야 하므로 협상이 장기화할 것" 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통신분야 지주회사 설립방침은 아직 유효하며 포철의 지주회사 참여는 물론 외국 유수 통신업체와의 전략적 제휴도 적극 모색하겠다" 고 밝혀 당분간은 지주회사를 설립해 SK와 신세기를 경영토록 할 것임을 내비쳤다.

SK텔레콤은 이번 제휴가 올해안에 구조조정을 완료해야 하는 코오롱의 입장과 업계 자율로 정보통신 분야의 구조조정을 이뤄내자는 포철.SK의 이해가 맞아 이뤄지게 됐다고 밝혔다. SK텔레콤은 신세기통신 인수로 네트워크 투자비용 절감과 통화품질 제고효과 등 약 4조원의 시너지효과가 발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이번 합병에 따라 한국통신프리텔과 LG텔레콤, 한솔PCS 등 후발 3사간에도 새로운 인수.합병(M&A) 바람이 불 가능성이 커졌다. 아울러 이번 제휴로 내년말 예정된 차세대 영상휴대폰(IMT-2000) 사업자 선정을 앞두고 SK텔레콤의 사업권 확보가 유력시돼 다른 업체들의 움직임도 주목된다.

이민호.고현곤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