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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어때요] 31. 라이브 로큰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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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6면

서울시 종로구 혜화동 로터리에서 이화동 로터리까지 1.1㎞ 구간을 '대학로' 라 부르는 것은 이곳에 서울대 문리대가 자리잡고 있었기 때문이다.

서울대가 의과대.치과대만 남기고 관악 캠퍼스로 옮겨간 후 84년 문화특구로 지정됐고 이듬해 85년 5월 풍류마당 거리공연을 시작으로 현재의 대학로가 탄생한 것이다.

그후 연극의 본산이었던 명동과 신촌에서 비싼 땅값과 유흥문화에 밀려나 갈곳을 잃어가던 연극인들이 하나 둘씩 대학로로 모여 들었고 85년 주말 교통통제가 이뤄지면서 대학로 거리는 아마추어 예술가들의 본산으로 떠올랐다.

그러나 이듬해 술취한 10대 소녀들의 모습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대학로는 여론의 도마 위에 올랐고 87년 민주화 시위까지 겹쳐 인근 주택가에서 민원이 빗발쳤다.

89년 9월 10일부터 차량통행이 재개된 이 곳에는 거리공연 대신 마로니에 공원에 한 음료업체에서 만든 야외공연장이 모습을 드러냈다.

90년대 중반부터 카페와 레스토랑이 들어서면서 전시장.공연장이 주택가 쪽으로 밀려난 느낌이지만 그래도 '연극의 메카' 로서의 자존심만은 살아있다.

대학로는 연극 뿐만 아니라 라이브 공연의 메카다 . 대학로 대로변에 위치한 록큰롤은 흔히 지하1층에 자리잡는 일반 라이브 클럽과 달리 6층 빌딩 꼭대기에 위치한 초대형 클럽이다.

4백평 공간에 3백석 규모로 테이블을 치우고 스탠딩 공연을 할 경우 1천명까지 들어갈 수 있는 넓이다. 무대 위에만 JBL스피커 12개를 설치해 음향이 박진감 넘친다.

또 전문 조명기사를 두고있을만큼 조명에도 신경을 쓴다. 무대뒤 벽에는 빨갛고 파란 네온으로 '로큰롤' 로고가 빛나고있어 이 클럽의 장르를 금방 알 수 있게 한다.

다소 사무용같은 의자들이 붙어오는 무대앞 공간만 2백여명이 앉아 즐길 수 있다. 그 뒤로 타원형의 바(Bar)가 있어 운치를 더하며 바뒤에는 포켓볼 당구대와 아늑한 소파들이 놓여져 나이 지긋한 손님들도 편하게 찾을 수 있다.

지난해 오픈한 이 곳은 뛰어난 시설과 큰 규모에도 불구하고 그리 알려지지 않았다. 주인 장철규씨는 입소문 하나만으로 손님이 몰리는 '진짜 라이브클럽' 을 꿈꿔 별 홍보를 하지않고 있다.

다행히 무대 수준에 만족한 뮤지션들이 출연을 자청하고있어 이곳은 조만간 대학로의 록메카가 될 전망이다.

로큰롤은 매일 공연을 열고 있다. 언더그라운드 로커들이 대부분이나 까다로운 캐스팅덕에 개성있는 목소리를 즐길 수 있다.

'이브' 등 인기 밴드도 단독 공연을 열었으며 앞으로 윤도현밴드 등 라이브 스타들이 설 계획이다. 넓은 공간을 활용해 PC통신 동호회등 수백명 단위로 열리는 파티도 자주 있다. 혜화동 로터리에서 동성고 정문을 지나 피자몰 빌딩 6층. 02-766-7564.

강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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