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사람들, 이후락 전 중정부장 부정적 면만 알고 있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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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서울 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 이 전 부장의 빈소에 조문객들이 몰려들고 있다. [연합뉴스]

1일 고(故) 이후락 전 중앙정보부장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상일동 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 장례식장엔 조문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유재흥 전 국방부 장관 등 조문객 대부분은 과거 청와대·중앙정보부에서 고인과 인연을 맺었던 인사거나 유가족의 지인이었다.

빈소 안팎은 이명박 대통령, 김형오 국회의장, 정운찬 총리,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 김태영 국방부 장관, 김승연 한화 회장 등 정·재계 인사가 보내온 조화 160여 개로 가득했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자승 조계종 총무원장의 조화도 눈에 띄었다. 민주당 정세균 대표와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의 조화는 보이지 않았다. 손길승 SKT 명예회장, 박세환 재향군인회장 등은 이날 직접 빈소를 찾았으며, 사돈인 최태원 SK 회장은 지난달 31일 오후 조문을 마쳤다.

유신 시절 이 전 부장과 함께 일했던 인사들은 접객실에 모여 고인의 생전 모습을 떠올리기도 했다. 한 측근은 “원래 이 양반은 머리가 컴퓨터야. 그러니까 박정희 전 대통령도 중용했지”라며 “(권력) 주위에 있었으면 괜찮았을 텐데 하도 정변이 있고 하니까…”라고 말끝을 흐렸다. 이 전 부장에 대한 재평가가 필요하다는 말도 오갔다. 양희재 전 청와대 비서관은 “고인은 남북 대화와 조국 근대화를 위해 노력했고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며 “역사적 평가가 잘못돼 젊은 사람들은 이 전 부장의 부정적인 면만 알고 있다”고 말했다. 

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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