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곰이 재롱을 부리고 있다. 왼쪽부터 최명수·김설화·박병규씨. [대경대 제공]
이들은 등교 시간이면 어김없이 대경대학 캠퍼스에 나타난다. 그때부터 그동안 익힌 재롱을 뽐낸다. ‘대학이’가 먼저 미니 킥보드에 한쪽 발을 올리고 땅을 힘차게 밀면서 앞으로 타고 달리면 ‘배아제’가 뒤 이어 100m 거리를 돈다.
캠퍼스를 한 바퀴 돌면 간식이 주어진다. 좋아하는 간식은 사과와 건빵·오이. 아기곰은 간식을 입 안에 넣고 오물거리며 다시 번갈아 보드를 탄다. 잘했다고 칭찬하면 이번엔 두 손을 들고 두 발로 척척 걷는다. 또 제자리에서 춤 추듯 뱅그르르 두 바퀴를 도는 고난도 재주까지 선보인다. 지나가던 학생들이 탄성을 자아낸다. 강의도 듣는다. 아기곰은 동물조련이벤트과 학생들과 한데 섞여 수업에 참석한다.
대경대학 김건표 홍보실장은 “동물조련이벤트과 학생들이 캠퍼스에서 동물 훈련을 시키면서 다른 대학에서는 볼 수 없는 진기한 광경이 연출된다”고 말했다.
아기곰은 용인 곰테마파크에서 생후 2개월 때 이 대학으로 옮겨 학생 3명으로부터 각각 조련을 받고 있다. 어릴 적부터 곰을 좋아했다는 동물조련이벤트과 1학년박병규(20·‘대학이’ 담당)씨는 “곰이 키우는 사람을 알아 본다”며 “매일 오전 8시부터 오후 9시까지 곰과 함께 지낸다”고 말했다.
그는 곰 조련사가 꿈이다. 아기곰은 이달 중 고향 용인으로 돌아간다. 훈련을 마친 데다 크게 자란 때문이다. 다시 생후 2개월짜리를 데려온다.
동물조련이벤트과는 아기곰이 인기를 얻자 원숭이·앵무새·거북이 등 동물 20여 종으로 동물공연 프로그램을 자체 개발했다. 학생들은 노인과 지체장애인을 위한 동물공연 봉사를 하고 있다. 또 캠퍼스에 미니동물원도 만들어 볼거리를 마련했다.
송의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