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외 장아찌, 군산 특산물로 키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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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울외(위)와 울외 장아찌(중간), 이를 썰어 양념을 한 반찬(아래). [군산시 제공]

‘사각사각 씹히는 맛과 약간은 술 냄새가 풍기는 게 별미다’ ‘땀을 많이 흘려 피로해지기 쉬운 여름철에 입맛을 돋우는 밑반찬’ ‘얇게 썰어 간단한 양념도 하지만, 그냥 깨끗하게 먹으면 개운하고 뒷맛이 깔끔하다’ ‘조금 짠 듯하면서 단맛이 나서 좋다.’ 울외 장아찌의 맛을 두고서 하는 말들이다. 울외 장아찌가 군산의 대표적 특산물로 육성된다.

군산시는 전국 생산량의 70%를 차지하는 울외 장아찌를 지역의 대표적 특산물로 육성하기로 결정, ‘군산 울외장아찌 명품브랜드 육성계획’을 수립하기로 했다. 이 계획은 울외 장아찌에 대한 육성 방향과 브랜드 통합, 맛의 표준화, 가공시설 지원 방안 등을 포함할 예정이다.

◆울외 장아찌=나이가 든 사람들에겐 ‘나나스키’라는 일본말이 더 익숙하다. 맛을 아는 사람들은 못 잊지만, 아예 먹어 보지 못한 사람도 적지 않다. 울외라는 주 재료 자체가 흔하지 않은 데다 부 재료인 주박(酒粕·술지게미)도 양이 한정돼, 생산량 자체가 적어 귀하기 때문이다.

참외과인 울외는 모양과 성질이 참외와 박의 중간 정도다. 집산지인 군산에서도 40여 농가가 12만3000㎡밖에 재배하지 않는다.

6~7월 수확해 쪼갠 뒤 속을 파 내고 소금이 절인 다음 설탕 등을 섞은 주박 속에 1년 정도 박아 숙성시킨 뒤 판매한다. 27년째인 만들고 있는 일천식품의 박일천씨는 “주박의 향이 배고 발효되면서 특유의 맛과 향이 생긴다”며 “쌀로 정종(청주)를 빚고 남는 주박이 맛을 내는 데 최고”라고 말했다.

정종을 대량 생산하는 곳은 전국에 군산의 롯데칠성 주정공장(옛 백화양조)뿐이다. 때문에 목포 등 다른 지역에서까지 주박을 사러 온다. 주박의 양이 많지 않아,농가 등으로부터 신청을 받은 뒤 일정 비율씩 나눠 준다.

그래서 울외 장아찌의 대량 생산이 불가능하다. 군산시 농업기술센터 생활자원담당인 김미정씨는 “전국 생산량의 70% 가량이 군산에서 나오는데, 연간 154t(2㎏ 포장 기준 7만7000개)밖에 안 된다”고 말했다.

군산도 1990년대 초반까지는 10여 곳에서만 만들었으나 계속 늘어 지금은 50~60 농가와 업체나 된다. 특히 성산면은 상작마을 42가구 중 20가구를 비롯해 모두 40가량이 담는다. 군산 전체적으로 대여섯 곳만 규모가 있고, 나머지는 수백 상자를 만들어 지인 등에게 직판하는 수준이다. 값은 3㎏짜리 3만3000원, 2㎏짜리 2만6000원. 문의: 군산시 농업기술센터 061-450-3066

전남 목포시 연산동 신동마을에서도 약 10농가가 울외 장아찌를 생산하는데. 대개 그 해 담근 것을 수개월만 숙성시켜 판다.

군산=이해석·장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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