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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인 뉴스 <48> 노벨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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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익재 기자

노벨상은 국제적으로 가장 권위 있는 상으로 다이너마이트를 발명한 스웨덴의 기업가 알프레드 베르나르드 노벨의 유언에 따라 만들어졌다. 노벨은 1895년 유언장을 통해 ‘인류를 위해 큰 공헌을 한 사람을 매년 선정해 상을 수여하라’고 당부했다. 1896년 노벨이 사망하자 그의 유지를 받들어 노벨재단이 설립됐다. 최초의 노벨상 시상식은 노벨이 사망한 후 5년째가 되는 1901년에 열렸다.

6개 부문에서 매년 시상

노벨상 시상식은 매년 12월 10일 열린다. 물리학·화학·생리의학·문학·평화상과 경제학상(1969년에 추가) 등 6개 부문에 걸쳐 시상된다. 사진은 2006년 스웨덴 스톡홀름 콘서트홀에서 열린 노벨상 시상식 모습. [스톡홀름 로이터=뉴시스]


물리학·화학·생리의학·문학·평화·경제학 등 6개 분야의 수상자가 선정된다. 물리·화학·경제학상은 스웨덴 왕립과학아카데미가 수여한다. 생리의학상은 스웨덴 카롤린스카 의학연구소가, 평화상은 노르웨이 노벨위원회가 수상자를 각각 선정해 시상한다.

노벨상 시상식은 노벨의 사망일인 12월 10일에 열린다. 스웨덴 스톡홀름에서는 물리학·화학·생리의학·문학·경제학상 등 5개 부문 시상식이 거행된다. 하지만 평화상의 경우 노르웨이 노벨위원회가 수상자를 선정하기 때문에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열린다. 당초 5개 부문이었던 노벨상은 1969년에 6개 부문으로 늘었다. 경제학상이 추가된 것이다. 스웨덴 국립은행이 창립 300주년 기념사업으로 경제학상을 새로 만들었다. 노벨상 수상자는 금메달·상장·상금 등 3가지 포상을 받게 된다. 상금 액수는 140만 달러(약 16억5000만원)로 수상자가 복수일 경우에는 똑같이 나눠준다. 간혹 적합한 수상자를 뽑지 못해 이듬해까지 시상식이 미뤄지는 경우가 있다. 이럴 경우 한 해에 2개의 상이 수여되기도 한다. 가장 많이 수상이 보류된 부문은 평화상이다.

수상을 거부하는 경우에도 ‘수상 거부’라는 단서를 달아 노벨상 수상자 명단에 오르게 된다. 이때 상금은 노벨기금으로 환수된다. 아돌프 히틀러는 반(反)나치 운동가인 카를 폰 오시에츠키가 1937년 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된 데 반발해 독일인의 노벨상 수상을 금지시키기도 했다. 또 제1,2차 세계대전 중에는 심사 작업을 할 수 없어 제대로 상을 수여하지 못했다.

부문별 후보자는 수백 명

노벨상은 국적·인종·이념·종교 등 후보자의 출신이나 배경에 관계없이 모든 사람이 받을 수 있다. 수상자 선정을 위해 각 부문별 노벨위원회는 후보 추천을 받는다. 각 위원회는 약 1000명씩 후보자 추천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후보 추천은 전년도 수상자와 노벨상 수상자 선정 기관을 비롯해 각 분야에서 왕성히 활동하고 있는 학자, 학술단체 회원들이 맡는다. 이들은 노벨위원회의 후보 추천 안내장을 받은 후 해당 후보를 추천하는 이유를 서면으로 제출하면 된다. 자신을 추천하는 사람은 노벨상 후보 자격을 자동 상실하게 된다. 이후 각 위원회는 100~250명 정도로 후보자를 압축해 2월부터 본격적인 심사에 착수한다. 각 위원회는 세계 각국의 전문가들은 동원해 후보자들의 업적과 성과에 대해 철저히 심의한다. 이후 각 위원회는 9~10월 스웨덴 왕립과학아카데미 등에 노벨상 후보 추천장을 제출한다. 대개 추천 받은 후보가 수상자로 결정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이럴 경우 상을 수여하는 기관이 최종 심사를 한 뒤 심사위원들의 표결로 수상 여부를 결정하는 과정을 거친다. 이 같은 과정은 모두 비밀에 부쳐진다. 최종 수상자 결정은 통상 11월 15일까지 결정된다. 일단 수상자가 결정되면 이를 번복할 수 없다.

개인에게 상을 주고 있지만 평화상의 경우 단체가 받기도 한다. 또 살아있는 사람에게 상을 수여하는 것이 원칙이다. 하지만 사망한 사람도 생전에 수상자로 선정된 경우 상을 받을 수 있다. 1931년 문학상을 받은 에리크 칼펠트와 61년 평화상을 받은 다그 함마르셸드가 그 예다.

노벨상 수상자 선정 요건은 노벨의 유언장에 명시돼 있다. 하지만 1900년 유언 집행자와 노벨 가족 등이 이를 약간 수정했다. 당초 노벨의 유언장에는 전년도에 달성한 업적과 공헌을 평가해 상을 수여하라고 돼 있었다. 하지만 과학 분야의 경우 업적을 쌓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융통성 있게 운영하고 있다.


어떤 사람이 받았나
퀴리부인·헤밍웨이·슈바이처 … 올 평화상 오바마엔 “뭔가 착오” 논란도

노르웨이 노벨위원회의 토르비에른 야글란 위원장이 올해 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사진을 들고 있다. [오슬로 로이터=연합뉴스]

역대 노벨상 수상자들은 대부분 세계적으로 저명한 인사들이다. 마리 퀴리는 물리학상과 화학상 등 2개 부문에서 상을 받았으며 어니스트 헤밍웨이는 문학상을 수상했다. 알베르트 슈바이처는 평화상을 받았다. 우리나라의 김대중 전 대통령도 2000년 한국과 동아시아의 민주주의와 인권 향상에 기여하고 북한과의 화해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 받아 평화상을 수상했다.

올 수상자 중 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된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자격 논란 시비에 휘말렸다. 역대 수상자 중에도 이 같은 논란에 휩싸인 경우가 있었다. 1912년 평화상을 받은 미국의 엘리후 루트 전 국무장관은 미국 외교협회(CFR)와 카네기 국제평화재단 등을 설립해 외교 분야에서 큰 업적을 남겼다. 하지만 미국의 필리핀 점령 정책을 추진해 제국주의의 선봉에 섰다는 비난도 함께 받았다. 미국의 필리핀 점령 시기인 1899~1902년 약 120만 명의 필리핀인들이 피살됐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우드로 윌슨 전 미국 대통령의 경우 히틀러와 독일의 군사적 횡포를 제대로 막지 못했다는 이유로 평화상 수상 자격을 충족시키지 못했다는 시각도 있다.

오바마의 평화상 수상에 논란

올해 오바마 대통령의 평화상 수상은 국제사회뿐 아니라 미국 내 여론도 뜨겁게 달궜다.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이 희망적인 생각을 한 것 외에는 평화상을 받을 만한 일을 한 것이 없다”며 “뭔가 착오가 있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심사위원들이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 미군을 계속 주둔시키고 있고 콜롬비아에 새 군사기지를 건설하겠다는 오바마의 결정을 모른 척한 채 전 세계의 비핵화에 대한 그의 희망만을 존중했다”고 비난했다.

특히 미국 내 보수파들은 오바마의 수상 소식을 듣고 거세게 반발했다. 마이클 스틸 공화당 전국위원장은 “오바마의 수상으로 한때 영광스럽고 존경 받았던 노벨상이 의미 없는 상으로 전락했다”고 주장했다. 존 볼턴 전 유엔주재 미국 대사는 “오바마는 일단 상을 거부한 후 3~4년 뒤 수상 자격 여부를 재검토해 달라고 요청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 언론들도 ‘논란이 많은 수상자 선정’이라는 보도를 쏟아냈다. 워싱턴 포스트(WP)는 “모두를 당황하게 만든 이상한 노벨 평화상”이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민주당을 중심으로 한 진보 진영은 “오바마의 지도력과 비전에 대해 증명한 것”이라며 그의 수상을 환영했다. 오랫동안 미국과 적대관계였던 피델 카스트로 전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과 러시아의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축하를 보냈다.

한편 노르웨이 노벨위원회의 토르비에른 야글란 위원장은 “우리는 오바마 대통령의 업적이 없다는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그는 서구와 이슬람 세계 간의 갈등 해소에 노력했으며 동유럽 미사일방어(MD) 체제 계획 축소 등 국제사회의 긴장과 불안을 해소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고 밝혔다.

올해 눈에 띄는 수상자들

올 노벨상 수상자 13명 중 11명이 미국인이다. 이에 따라 미국 편중 현상이 심해졌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올 수상자 중에는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경제학상을 받은 엘리너 오스트롬이 눈에 띈다. 그는 ‘관리 경제학(economic governance)’의 새로운 장을 열면서 기존 공공 경제학의 이론을 새로 썼다는 평가를 받았다.

화학상을 받은 벤카트라만 라마크리슈난은 리보솜의 입체 구조와 기능 규명에 관한 연구로 영광을 차지했다. 그는 영국 케임브리지에 있는 분자생물학연구소(LMB) 소속이다. 이 연구소는 1947년 설립 이후 모두 14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해 ‘영국의 노벨상 제조 공장’이라는 명성을 떨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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