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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천상 만찬'…궁중요리 전문가 최난화씨 개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0면

정년을 앞둔 궁중요리전문가가 세계적인 샴페인 '돔 페리뇽' 에 잘 어울리는 궁중요리 '천상의 만찬' 을 개발했다.

78년부터 신라호텔에 근무해 온 최난화(崔蘭花.54.여.요리부 과장.사진)씨는 연말 정년을 앞두고 한국요리의 진수를 자랑하겠다는 포부를 안고 지난 10월 프랑스에 건너갔다.

파리시내 유명 호텔 네곳에서 돔 페리뇽에 어울리는 궁중요리 코스를 선보였다.

현지 음식전문가들은 "이처럼 독특한 맛을 가진 요리는 처음 봤다" 며 탄성을 터뜨렸다고 한다.

이에 힘입은 신라호텔은 지난달 崔씨의 '마지막 작품' 에 천상의 만찬이란 이름을 붙여 주한 외국인들을 상대로 시식회를 가졌다.

역시 갈채가 쏟아졌다.

천상의 만찬 요리는 ▶밀쌈말이 ▶영양잣죽▶대하냉채 ▶도미살.애호박.표고전 ▶궁중신선로 ▶삼치구이 갈비살구이 ▶현미잡곡밥.만두국 ▶한과.수정과가 차례로 나온다.

여기에다 유럽의 왕실이나 대통령궁에서 국빈만찬때 사용하는 돔 페리뇽 85, 88, 92년산이 곁들여진다.

궁중음식연구원에서 체계적으로 교육받은 崔씨는 그동안 방한한 각국의 원수들과 유명인사들에게 궁중요리를 대접했다.

지난해 방한한 세계적인 팝가수 마이클 잭슨을 위해 개발한 비빔밥은 잭슨이 전속 요리사를 따로 보내 요리법을 배워 갔을 정도. 엘리자베스 영국 여왕과 부시 미국 전 대통령으로부터도 격려를 받았다.

"제 요리의 비법은 따로 있는 게 아닙니다. 손님의 기호를 미리 파악한 뒤 신선한 재료를 골라 정성을 들이는 것입니다. "

崔씨는 지금도 외국손님이 방한할 때면 사전에 고객이 어떤 음식을 좋아하는지 파악코자 책을 뒤적인다.

신선한 재료를 고르기 위해 지방을 돌아다니는 일도 최고의 요리를 만들기 위해 빼놓을 수 없다고 한다.

전어나물과 삼나물 등 요리재료를 구하기 위해 울릉도에 갔다가 폭풍 때문에 배편이 끊겨 발을 동동 구른 적도 있었다고 崔씨는 회고했다.

정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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