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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대체 에너지 전쟁 중] 3. 매가드 세계풍력발전위원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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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석탄과 석유를 지배하는 나라가 세계경제의 패권을 쥐고 있지만, 앞으로는 대체에너지 기술을 가진 나라가 강대국으로 떠오를 것이다."

덴마크 신재생에너지연구소(FRE) 프레벤 매가드(사진) 소장은 21세기에는 선진국과 후진국을 구분하는 기준이 지하자원에서 대체에너지 기술로 바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세계풍력발전위원회 위원장직을 함께 맡고 있다. 다음은 일문일답.

-덴마크도 석유파동을 심하게 겪었다는데.

"1974년 덴마크에 석유파동이 일어나면서 엄격한 규제가 생겨났다. 주말에는 자동차 사용을 금지했고, 모든 주택에는 방 하나에만 난방을 제공했다. 그때부터 에너지 절약 문화가 자리잡았고, 다양한 대체에너지를 개발해야 한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그 결과 30년 전보다 경제규모는 세배나 커지고, 자동차도 두배 이상 늘었지만 에너지 소비량은 똑같다. 100% 기름에 의존하던 1차 에너지원 비중은 현재 40%로 떨어졌다."

-덴마크는 어디에 에너지 정책의 중점을 두는가.

"세 차례 석유파동을 경험한 이후 내린 결론은 에너지원 분산정책이다. 현재 덴마크 전력의 절반은 화석 연료에서 공급되지만 나머지 절반은 풍력과 태양발전 등을 조합한 것이다. 그때 그때의 상황에 맞춰 다양한 에너지원을 사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 중이다. 현재 50개의 에너지원을 고려하고 있다. 그러나 갑자기 석유를 에너지원에서 제외해버리면 석유회사와 하청업체들이 도산하게 된다. 에너지 정책은 충분한 시간을 갖고 점진적으로 바꿔 나가야 한다."

-덴마크가 풍력발전 기술의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다.

"덴마크는 예전엔 낙농업 제품이나 의약품이 주요 수출품목이었으나 2000년 이후에는 최신의 대체에너지 장비들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풍력발전기는 한국에도 수출했다. 대체에너지 기술이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고 산업에너지 정책에도 영향력을 끼친다는 방증이다. 신산업인 대체에너지 산업에 3만여명이 새로 고용됐고, 대체에너지 연구 분야에서 또 다른 3만명이 일자리를 찾았다."

-덴마크에는 원자력발전소가 없나.

"기업들과 전력업체는 도입을 원했다. 국회의원도 80%가 찬성했지만 국민의 반대가 많았다. 85년 체르노빌 사건 이후 원자력은 도입 반대로 결론났다. 과학자들이 대체에너지 기술을 개발해낼 것이란 국민의 믿음이 커졌다. 개인적으로 원자력 등에 지나치게 의존하면 대체에너지 발전은 기대할 수 없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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