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문예춘추 '20세기 거인 말…말…말…' 특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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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일본의 월간지 문예춘추(文藝春秋)는 10일 발매된 신년 특집호 '우리가 만난 20세기의 거인' 기사에서 지금까지 잘 알려지지 않았던 유명인물들의 이색적인 언행을 소개했다.

이 기사는 이들을 곁에서 지켜본 일본인의 증언을 토대로 작성됐다.

김일성(金日成)북한 주석은 94년 6월 북한을 방문한 미키 무쓰코(三木睦子.82.미키 다케오 전 총리 부인)와 식사를 하는 자리에서 "나는 도라씨의 팬입니다" 고 말했다.

도라는 일본영화 '남자는 괴로워' 에서 아쓰미 기요시가 맡았던 배역이다.

아돌프 히틀러 독일 총통은 36년 베를린올림픽 1천5백m 수영 자유형에서 일본 선수가 금메달을 획득, 일본인 응원단이 '기미가요(君が代)' 를 부르자 관람석에서 일어나 오른손을 어깨까지 들어올리는 나치식 경례를 했다.

평소 맥주를 마시면 머리가 나빠진다는 지론을 갖고 있던 실존주의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는 56년 자택에서 개인수업을 받던 쓰지무라 고이치 전 교토(京都)대 교수에게 "당신, 맥주 마시면 안돼" 라고 겁을 주었다.

더글러스 맥아더 연합군사령부(GHQ)최고사령관은 은퇴 후인 51년 뉴욕에서 가토 시즈에 전 의원에게 "히로히토(裕仁)일왕처럼 훌륭한 인물은 거의 없다.

그는 자신을 희생해서라도 평화를 지키려 했는데 이런 사람은 국민이 무조건 따른다" 는 말로 천황제 존속 이유를 설명했다.

도쿄〓오영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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