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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TP 일곱 사장 이야기 ③ ㈜ 콧데 장동일 대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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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면

화장품회사 장학금 인연으로 피부 연구해 창업까지
장동일 대표 “환경과 사람을 생각하는 기업이 되겠다”

모범생 사업가 장동일 대표. 그는 조금 더디더라도 정확한 길을 가려 노력한다. [사진=조영회 기자]

“우리 사장님은 1회용 종이컵을 사용하지 않고, 쓰레기 분리수거도 철저히 하세요. 또 비어있는 사무실의 불도 항상 끄고 다니시는 꼼꼼한 성격을 갖고 계신 분입니다.” (주)콧데 직원들이 입을 모아 얘기하는 장동일(45) 대표의 모습이다. 평소 친환경을 강조하고, 환경을 생각하기에 에너지 절약에도 앞장선다. 기능성 화장품 회사의 선두주자로 나선 콧데. 큰 굴곡 없이 회사를 이끌어 왔다고 말하는 장 대표. 하지만 평범한 모습 속에 남다른 신념과 열정이 있다. 또 환경과 사람을 생각하는 소신이 있었기에 지금의 콧데가 있는 것이다.

◆모범생의 유년시절=장 대표는 대전 변두리 마을의 평범한 모범생이었다. 동네 아이들과 별 탈 없이 잘 어울리는, 온유한 성격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학창시절로 접어들면서 조금은 ‘독한’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한번 일을 시작하면 끝을 봐야 직성이 풀렸다. 참고서 없이 교과서만 ‘외울 때까지’ 반복해서 읽었다. 시골마을이라 읽을 것도 변변치 않았기에 오래된 잡지나 신문이며 닥치는 대로 읽어나갔다.

“뭐든 집중해서 반복하면 내 것이 된다는 것”이 그의 지식 습득 노하우다. 그의 근성이 나타난 곳은 ‘교과서 공부’뿐이 아니었다. 어릴 적 근력이 약해 턱걸이를 하나도 하지 못했다. 이를 악물었다. 넉 달 동안 하루도 거르지 않고 1시간 이상 철봉에 매달려 근력을 키웠다. 그 결과는 20개 이상의 턱걸이 실력으로 나타났다.

호기심과 지식 습득능력, 실행 능력도 남달랐다. 책에서 얻은 지식을 자신이 직접 실험하고 관찰하는데 시간을 쏟았다. “아침 공복에 물을 마시면 좋다”는 얘기를 듣고 오랫동안 직접 실험했다. 그냥 실험만 하는 것이 아니라 몸의 변화를 면밀히 살피고, 기록했다. 실제로 실험한 결과를 자신의 것으로 하나씩 체득해 나가는 것이다.

‘스크랩’이란 습관도 자기계발에 큰 도움을 줬다. 관심 있는 분야의 신문기사는 놓치지 않고 오려 놓았다. 그런 습관 덕분에 그의 책상에는 화장품 원료와 관련 기술이 적힌 자료, 자신만의 노하우가 빼곡히 쌓여 있다. 고등학교 때 생물수업에서 접한 ‘자연과 생명’이 그의 진로결정에 큰 계기가 된다. 생물분야에 온통 관심을 쏟게 되는 그는 서울대 미생물학과에 진학한다.

◆회사에서 인정받는 연구원=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자신이 정한 분야에 푹 빠져 사는 장동일. 그는 대학시절 민주화 운동에 잠시 ‘조그만 방황’도 했었지만 이내 마음을 다잡고 학업에 몰두한다. 화장품을 만드는 대기업에서 장학금을 받으며 학업을 이어나갔고, 이 회사에 취업했다. 그곳에서 10년간 피부에 대해 연구하고, 화장품 개발에도 참여했다.

책임연구원 자리까지 올라간 그는 주어진 연구만 하는 것이 아니라 제품의 반응을 끊임없이 체크하며, 더 나은 화장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이때 연구 뿐 아니라 ‘유통과 소비’라는 구조도 배워나갔다.

당시 자신의 손을 통해 만들어진 상품이 세상과 대화하는 느낌을 갖게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창업에 대한 꿈도 조금씩 커져갔다.

◆창업을 결심하다=1999년 의약분업이 시행되면서 그의 머릿속은 ‘창업’이란 단어로 가득 찼다. 평소 신문을 즐겨보며 사회흐름의 전반을 파악했던 그는 이 시기가 큰 전환점이 될 것이라 분석한 것이다. ‘진료는 의사에게, 약은 약사에게’ 약이 병원에서 사라질 것을 예측하고, 다른 상품이 병원을 차지할 것이라는 판단이 섰다. 이중 피부과 병원에 올라갈 수 있는 것이 기능성 화장품이라고 확신했다. 자신의 판단이 확실하다는 생각이 든 그는 과감한 결심을 한다. 10여년 몸담고 있던 회사에 과감히 사표를 던졌다. ‘잘나가는’ 회사를 그만둔다는 사실에 주위의 걱정도 따랐지만, 그의 결심은 확고했다. 99년 12월 사표를 내고 이듬해 자본금 1억원으로 사무실을 차렸다. 그의 성실함에 많은 피부과 의사들이 투자자로 나섰다. 창업 3개월 만에 기미제거와 피부미백 화장품을 만들어 출시했다. 판매처를 미리 확보해 뒀기에 시작은 순조로웠다.

◆충남테크노파크(CTP)를 만나 도약하다=계속 잘나갈 것이라고만 생각했던 그는 회사의 더딘 성장을 보면서 고민에 빠졌다. “제가 큰 착각을 하고 있었던 거죠. 병원 판로를 개척하면서 시장이 충분할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생각보다 규모가 작았어요. 3년 동안 매출이 제자리였고, 회사 비전도 보이지 않았어요.” ‘기술력’만으로는 기업이 크게 성장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은 것이다. 병원을 통한 간접판매 외 다른 판매처를 확보해야 했다.

이를 위해선 제품 생산을 위한 공장이 필요했다. 서울과 경기 등 여기저기 발품을 팔며 마땅한 장소를 찾아 다녔다. 2002년 12월 CTP를 만났다. 저렴한 임차료와 준비된 시설이 그의 눈에 쏙 들어왔다. 그곳에서 체계적인 경영 교육을 받았고, 마케팅과 해외시장 개척에도 큰 도움을 얻었다. 직원 채용과 회계·품질·인사관리까지 전 분야에 걸쳐 CTP의 도움을 받았다. 지금은 사업만의 매력에 푹 빠져 사는 장동일 대표. “세상의 흐름을 가장 첨예하게 느끼는 것이 사업이다” 사업예찬론을 펼친다. 친환경을 강조하는 장 대표는 ‘지구’에서 태어난 것들로 사람을 살리는 제품을 만드는 회사를 꿈꾼다. 그의 소신은 ‘돈’이나 ‘성공’보다도 앞선다.



[콧데 조직도 들여다보기] 탄탄한 조직으로 해외시장 공략

콧데는 자신들만의 기술력을 무기로 세계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사진은 특허증.

탄력적인 조직운영 콧데에는 25명이 근무하고 있다. 이중 절반가량이 화장품과 바이오의 연구 인력이다. 연구원의 일부를 마케팅 팀에 투입한다. 자사 제품을 가장 잘 이해하고 설명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케팅은 연구원들에게 생소한 분야다. 그들을 유능한 마케터로 키워 내기 위해 장동일 사장은 오랜 시간 공을 들여 마케팅 포럼을 진행했다. 경영진은 지위와 권한에 연연하지 않고 조직 내 연구개발팀의 평연구원 자격으로 회의에 참여한다.

해외 시장 공략 콧데는 동남아 해외시장에서 매년 수십만 달러의 수출 실적을 올리고 있다. 해외 마케팅을 강화하기 위해 2005년에는 콧데 재팬을, 2008년에는 콧데 중국 법인을 설립했다. 이 두 해외법인은 2009년부터 마케팅 워크숍을 정례화해 정보를 공유하고 공동의 판매 전략을 세웠다.

네티즌 공략 국내 시장에서의 전략은 인터넷 시장 진입이다. 회사 홍보에 머물던 홈페이지는 문화가 담긴 포털 사이트로 탈바꿈 중이다. 콧데의 홈페이지는 네티즌의 다양한 활동 공간으로 제공되고, 화장품을 구입하는 장터가 될 것이다. 인터넷 쇼핑몰을 활성화 해 인지도를 높이고, 개인 소비자와 직접 만나는 것이 목표다.

안전한 생산, 철저한 품질관리 콧데는 올해부터 제주도에 공장을 임대해 생산을 시작했다. 이 공장의 생산라인을 이용해 유기농 화장품도 새롭게 선보일 예정이다. 유기농 화장품은 환경 기업으로 성장하려는 중장기 목표의 첫 단계다.

인간완성을 추구하는 인재관리 장 사장은 창업 초기부터 사람을 선택하고 인재를 성장시키는 문제를 고민해 왔다. 직원을 회사와 함께 발전해 나갈 존재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재를 선택할 때 객관적이고 정확한 데이터를 만들기 위해 경영진을 포함한 외부인사, 해당부서의 상급자와 하급자 모두가 면접에 참여한다. 면접 전에 각자 응시자의 어떤 면을 살필지 역할을 나눈다. 각자의 역할에 맞는 질문을 하고, 답변을 취합해 응시자의 전체적인 능력과 품성을 파악한다. 면접관으로 외부인사를 초빙하는 이유는 내부 사람이 찾아내지 못하는 ‘인재’의 특성을 그들이 찾아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직원 교육 콧데는 교육을 통해 직원들에게 다양한 분야를 접하게 한다. 직원들은 자신의 전문 분야에 익숙해지기 무섭게 새로운 분야를 학습해야 한다. 브레인스토밍 토론회와 독서과제 수행은 직원들의 자기계발 욕구를 자극한다. 교육은 업무스킬에 국한되지 않고 지식의 폭이 넓은 완전한 인간으로 성장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김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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