짤막 인터뷰 - 영화 ‘국가대표’ 김용화 감독

중앙일보

입력

이번 주 짤막 인터뷰의 주인공은 영화 ‘국가대표’의 김용화 감독. 올 한 해 800만명이 넘는 관객을 울고 웃긴 그를 만나봤다.

Q 영화 국가대표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려주세요.
원래는 배우 김동욱씨가 맡은 최흥철이란 인물이 주인공이었어요. 그런데 우연히 입양인 다큐멘터리를 보게 됐어요. ‘이렇게 소외된 사람들을 보듬어주지 못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주변의 염려와 반대를 무릅쓰고 주인공을 바꿨어요. 전 어린 시절, 어려운 환경때문에 힘들었을 때 극장에 가서 영화를 봤거든요. 그 때 느꼈던 위안과 즐거움을 관객들에게 전해줘야 한다는게 제 철학이에요. 촬영 중 배우들이 다치기도 하고 저도 헬기에서 떨어질 뻔 했지만 굳은 의지 덕분에 탈 없이 마무리 할 수 있었답니다. 

Q 참신하고 재미있는 이야기에 대한 영감들은 주로 어떻게 얻나요?
하늘 아래 새로운 이야기,새로운 인물은 없어요. 새로운 ‘관계’만 있을 뿐이죠. 영화 ‘밀리언달러 베이비’를 예로 들어볼게요. 여자 복서는 오래 전부터 있었어요. 노련한 코치 이야기도 많은 영화에서 다루었죠. 하지만 이 두인물이 만나 새로운 관계를 이룸으로써 색다른 이야기가 탄생했어요. 전 이런 방법을 통해 익숙하지만 낯설고, 뻔하지만 색다른 이야기를 만들어요. ‘관객의 예상을 깨되 기대를 꺾지 말자’는 원칙이 제 스토리텔링의 원천이에요.

Q 영화감독이라는 직업에 대해서도 한 말씀 부탁드려요.
영화감독은 영혼을 파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영화 한 편이 인생을 송두리째 바꿀 순 없지만 커다란 영향을 미칠 수는 있거든요. 아픔과 상처를 감내하고 그것을 화면에 구현하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에요. 누군가가 내가 하는 이야기에 귀기울여 준다는 것은 정말 가슴벅찬 일입니다. 거짓 없는 삶을 살고 그것을 바탕으로 진실된 이야기를 하겠다는 의지가 있다면 도전하세요.

Q 청소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스티브 잡스가 이런 말을 했어요. 우리는 삶이 유한하다는 사실을 잊고 산다고. 내일 죽을지도 모르는데 열망하지 않는 일을 하고 있다면 그 삶이 얼마나 후회로 가득 차겠어요? 생각만 해도 짜릿한 일에 몸을 던져 몰두하는 하루를 살았으면 합니다. 운동·공부·음악·영화 무엇이든 좋아요. 자신의 가치를 깨닫는 순간, 여러분들은 진정한 국가대표가 될 것입니다. 파이팅!

[사진설명]김용화 감독은 보편적인 정서를 참신한 소재에 녹여 ‘오!브라더스’‘미녀는 괴로워’에 이어 ‘국가대표’까지 영화 세 편을 연달아 흥행시켰다.

< 송보명 기자 sweetycarol@joongang.co.kr >

< 사진=최명헌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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