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해상서 미사일 쏴 미사일 격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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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해상자위대 소속 이지스함 JS 묘코가 27일(현지시간) 하와이 연안에서 SM-3 요격미사일을 발사하고 있다. 미국과 일본은 이날 공동으로 실시한 해상 미사일 방어(MD) 실험에서 하와이 인근 카우아이섬에서 발사된 중거리 미사일을 추적해 160㎞ 상공에서 요격하는 데 성공했다. [하와이 AP=연합뉴스]

일본 해상자위대가 27일(현지시간) 하와이 연안에서 중거리 미사일 요격 실험에 성공했다고 미국과 일본 군 당국이 발표했다. 일본이 실험에 성공한 이지스함 SM-3 요격 시스템은 미국이 지난달 동유럽 미사일 방어(MD) 계획을 백지화하면서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응할 수 있는 기술이라고 밝힌 바 있어 주목된다. 지난주 방일한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은 일 정부에 이지스함 SM-3 요격 시스템을 유럽 등 제3국에 제공해줄 것을 요청한 바 있다.

양국은 이날 공동 보도문을 통해 미국이 하와이 인근 카우아이섬의 태평양 미사일 발사시설에서 쏜 중거리 미사일을 일 해상자위대 이지스함 ‘묘코’가 SM-3 요격미사일을 발사해 160㎞ 상공에서 격추했다고 밝혔다. 요격 실험을 수행한 이지스함에는 미사일을 추적하는 이지스 레이더 시스템이 장착돼 있다. 일본은 1998년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시험발사 후 미국과 함께 미사일 방어능력을 높여왔으며 해상 미사일 요격실험은 2007년 이후 매년 한 차례씩 실시하고 있다.

이번 실험 성공으로 일본은 지상배치형 지대공 미사일인 패트리엇3(PAC3)와 함께 안정적인 해상 미사일 방어시스템을 가동할 수 있게 됐다. 탄도 미사일 방어 기술을 갖춘 이지스함 3척을 보유하고 있는 일본은 내년에 1척을 추가할 계획이다. 일본은 또 미국과 공조해 개량형 SM-3 시스템을 개발하는 데에도 10억 달러를 추가로 투입할 계획이다.

미 국방부에 따르면 지상기지 MD 시스템의 경우 한 장소에서 발사되는 3~5개의 미사일을 막아낼 수 있지만 이지스함 SM-3 시스템은 해상에서 자유롭게 움직이므로 여러 장소에서 동시에 발사되는 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다. 제임스 카트라이트 미 합참 부의장은 최근 이지스함 SM-3 시스템과 관련해 “북한의 미사일 위협으로부터 한국과 일본을 보호하는 데도 적용할 수 있는 기술”이라고 주장했다.

미국 측은 미·일 양국이 공동 개발한 이지스함 SM-3 시스템을 독일 등 유럽 국가에 제공하는 방안을 일본 측에 재차 요구할 방침이다. 이 경우 일본이 국제분쟁 우려국 등에 무기와 관련 기술의 수출을 금지한 이른바 무기수출 3원칙을 완화해야 할 것으로 보여 일 집권 민주당 내에서 적잖은 반발이 예상된다.

도쿄·워싱턴=박소영·김정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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