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시 사회복지원 '혜림원' 원생들 성탄카드 제작 판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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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예쁘진 않지만 정성이 가득 담긴 사랑의 성탄카드를 만들었어요" 정신지체아들이 모여 사는 사회복지법인 혜림원(부천시 소사구 심곡본동) 원생들이 비록 서툴지만 최선을 다해 만든 크리스마스카드를 선보였다.

산타할아버지가 선물 보따리를 싣고 하늘에서 내려오는 모습, 눈싸움 장면, 집 앞에서 눈사람을 만들고 있는 것 등 동심(童心)이 절로 우러나는 카드다.

혜림원 원생 95명은 모두 정신지체 장애를 겪고 있다. 이 가운데 80여명은 '버려진 아이들' 이고, 나머지 원생들은 생활보호대상 가정에서 위탁했다.

비록 정상인에 훨씬 못미치는 사고력이나 지적 능력을 지녔으나 원생들의 마음씨는 그지없이 해맑다는 것이 생활교사와 자원봉사자들의 얘기다.

혜림원이 원생들에게 성탄카드를 만들도록 기획한 것은 지난달 중순쯤. 일년내내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이 있지만 연말을 맞아 동심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것이 카드라는 생각에서 출발했다.

3~4일을 땀흘려 만든 카드 중에서 찬호(10). 현기(17).완규(13)군과 애숙(여.27)씨 등 4명의 작품이 뽑혔다.

전문가 솜씨로 시중에 판매되는 카드보다는 투박하지만 정신장애아동이 힘들게 선을 긋고 색을 칠한 소박한 마음이 담겨 있다.

찬호는 "처음 만들어 재밌고 신난다. 또 빨리 눈이 내려 형과 누나들과 눈싸움하고 싶다" 며 기뻐했다.

혜림원은 이들의 작품을 1세트로 묶어 자원봉사자.후원자와 학교.단체 등에 세트당 2천원에 판매한다.

임성현(林聖衒)원장은 "수익금은 중증장애인 문화유적답사, 주물농장, 원생 일반가정위탁 운영비 등으로 사용할 것" 이라고 말했다. 032-666-7990~3.

구두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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