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광양 고속도로 신설 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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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정부의 목포~광양 고속도로 신설의 타당성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일부 시민단체와 의원들이 돈만 많이 들어가지 이용가치가 적다고 반대하고, 전남도 등은 국토의 균형개발을 위해 꼭 필요하다고 반박하고 있다.

◇ 목포~광양 고속도로〓건설교통부가 새로 뚫기 위해 지난 16일 타당성 조사 및 기본설계를 전문회사에 2001년 2월까지 끝내달라며 맡겼다. 개략적인 노선은 목포시와 무안국제공항 중간에서 나주시 남부와 화순군 남부, 보성군 북부, 순천시를 거쳐 광양시로 이어진다.

길이 1백5㎞, 너비 23.5m(왕복 4차로)로 사업비는 2조5천억원 가량 든다.

완공되면 목포와 광양을 오가는데 현재는 일반도로로 2시간30분이 걸리지만 1시간 남짓이면 가능하다.

◇ 문제 제기〓엄청난 예산낭비가 우려된다며 시민단체 '함께 하는 시민행동' (위원장 李弼商 고려대 교수)과 일부 한나라당 의원들이 재검토를 요구하고 있다.

이 사업은 기획예산처의 예비 타당성 조사에서도 B/C(비용 대비 편익 비율)이 0.5에 지나지 않았었다.

'함께 하는 시민행동' 은 "전남은 전국 9개 도에서 도로율이 가장 높고 자동차 보유율이 가장 낮다. 사업을 추진하면 1조원의 손실이 예상된다" 고 지적했다.

그런데도 올해 예산에 10억원을 편성한 데 이어 내년도 예산안에 40억원을 편성하는 등 객관적 검증 없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 반론〓전남도와 건설교통부 등은 "B/C 즉 경제성은 타당성 조사 때 고려하는 한 항목에 불과할 뿐 전체가 아니다" 고 반박하고 있다.

남해고속도로(부산~순천)가 호남고속도로로 이어져 그 남쪽이 고속도로 인프라의 사각지대로 남아 놓여 낙후됐고, 국토를 균형적으로 개발하자면 목포~광양 고속도로 개설이 필요하다는 것. 또 목포권엔 무안국제공항.신외항.도청신도시.대불산단 등, 광양권엔 컨테이너부두.율촌산단.광양제철 등이 조성될 예정이거나 끝나 두 권역을 잇는 고속교통망을 갖춰야 한다는 주장이다.

전남도 임종문(任鍾汶)도로교통과장은 "목포~광양 고속도로는 지난 93년 김영삼(金泳三)정권이 공약하고 98년 국가계획으로 결정했다. 현정권의 호남지역 특혜로 보는 시각은 잘못됐다" 고 말했다.

광주〓이해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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