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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바스크족 독립 무장투쟁 재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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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산 세바스티안(스페인) AFP.AP〓연합, 김정수 기자]스페인의 바스크족 독립단체인 '바스크 조국과 자유(ETA)' 가 28일 14개월간 지속된 휴전을 중단하고 무장투쟁을 재개하겠다고 선언했다.

ETA는 성명을 통해 "스페인과 프랑스가 지난 1년 ETA의 평화적 해결노력을 외면하고 억압적인 공격만 일삼았다" 며 "다음달 3일부터 우리 특공대원들이 투쟁을 재개할 것" 이라고 밝혔다.

ETA의 이같은 결정은 지난달 말 바스크주 자치권 인정과 4백5명의 바스크 정치범 전원 석방, 스페인 무장세력 전면 철수 , 강경파 협상대표 교체 등을 요구했으나 스페인 정부가 이를 거절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이와 함께 ETA는 4개월 후에 치러질 스페인 총선에 바스크 급진 민족단체들이 불참하도록 유도할 것으로 보인다.

바스크족은 프랑스와 스페인 국경의 피레네 산맥 지방에 거주해오며 독자적인 언어와 문화를 바탕으로 19세기까지 자치권을 누려왔다.

그러나 스페인 내전(1936~1939) 때 파시스트 프랑코군에 의해 무차별 학살당하고 스페인에 강제 통합됐다.

이후 민족운동의 주류인 온건파는 파리에서 망명정부를 세웠고 스페인 내에서는 완전독립을 요구하는 급진파 ETA가 59년 결성됐다.

79년 스페인 정부가 바스크 지방에 자치권을 부여한 후에도 ETA는 폭탄테러 등 무장투쟁을 계속, 지난 40년 동안 ETA의 테러로 희생된 사람은 8백여명에 이른다.

그러나 90년대 들어 급격히 세력이 약화되면서 ETA는 지난해 9월 무기한 휴전을 일방적으로 선언해 북아일랜드와 같은 평화과정이 이뤄질 것이라는 희망을 낳게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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