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관한 짥은 드라마-송지나 극본 SBS '러브 스토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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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5면

SBS가 'TV 영화' 라는 새로운 드라마 형식으로 12월 1일 첫 방영할 '러브 스토리' (수.목 밤9시55분). 영화에서나 맛볼 수 있는 탁월한 영상미와 탄탄한 구성을 내세웠던 터라 지난 26일 여의도 SBS 사옥에서 열린 시사회장에는 그 어느 때보다 많은 관계자들이 몰려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러브 스토리' 는 모두 8편의 독립적인 드라마로 구성돼 있다. 각 편은 1백10분 분량으로 2회에 나눠 방영한다. 시사회에서 선보인 첫 편 '해바라기' 는 마치 스릴러 영화 같다. 63빌딩 지하주차장 정산소에서 일하는 승희(이승연)와 같은 건물 일식당 요리사인 태성(이병헌)을 주인공으로 스토커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송지나 작가는 " '해바라기' 는 다양한 사랑의 감정 중 집착과 소유욕에 초점을 맞췄다" 고 말한다. 이에 반해 둘째편 '메시지' (주연 송승헌.최지우.차승원.이나영)는 경쾌하게 진행되는 정통 멜로물. 핸드폰과 호출기로 이뤄지는 대화를 통해 사랑과 의사소통의 문제를 다룬다. 이처럼 8편의 에피소드마다 각기 다른 사랑의 풍경이 그려진다.

우선 눈에 띄는 건 현실감 있는 인물 서너 명만으로도 극의 긴장을 놓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자잘한 '지금까지 드라마의 단골 배역은 변호사나 의사, 아니면 재벌 2세 등이었다. 하지만 '러브 스토리' 에선 '주변 인물 설정으로 이야기 전개에 힘을 빼지 않겠다는 의도다. 또 일상에서 흔히 접하는 인물들이 극의 중심에 서있다. 구둣방 점원이라든가 분실물 센터 여직원, 지하철 기관사 등이 그들이다.

여기에는 물론 이유가 있다. "많은 사람들이 영화나 TV에서 그려지는 허구적인 사랑에 물들어 있다. 때문에 신데렐라만을 꿈꿀 뿐 일상적인 사랑의 방법은 잘 모르는 것 같다" 는 게 작가의 설명이다.

'머나먼 쏭바강' '해빙' '모델' 등을 제작했던 이강훈 PD는 "처음으로 시도하는 형식이라 20대 청춘 스타들 위주로 캐스팅이 이뤄졌지만 각자 스케줄 때문에 영상의 완성도가 기대에 못미치는 것 같아 아쉽다" 고 털어 놓기도.

백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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