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회 삼성화재배 세계바둑오픈] 야마다-유창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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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6면

최신 한국산 포석 놓친 야마다7단 혼쭐

제1보 (1~27)〓야마다 기미오7단은 말하자면 일본의 신인왕 출신이다. 오사카(大阪)시에 살며 올해 27세. 연전에 유시훈7단으로부터 왕좌 타이틀을 뺏어간 일이 있다. 서울의 삼성화재배 예선전에서 한국과 중국의 강호들을 연파, 관문을 통과했고 32강전에선 한국의 신예강자인 목진석4단을 이겼다. 만만치않은 실력자인 것이다.

우승후보 유창혁9단은 32강전에서 중국의 3인자 저우허양(周鶴洋)8단을 꺾고 순항 중인데 이 판도 객관적으로는 劉9단의 우세. 더구나 흑을 잡았으니 공격수 劉9단으로서는 날개를 단 격이다.

득의의 중국식 포석에 이어 7의 협공이 초장부터 공격적이다. 보통은 '가' 로 두는데 한칸 좁힌 7은 劉9단이 조훈현9단에게 썼던 신수 . 曺9단은 당시 '참고도1' 의 수순으로 흑의 예봉을 피했다. 만약 흑이 '참고도2' 처럼 나오면 14까지 버틴다.

그러나 야마다7단은 이를 못봤는지 8부터 순하게 응수해 26에 가서야 공격의 사정권에서 벗어났다. 27에 걸쳐 일찌감치 흑 우세의 국면. 홍태선7단은 "언제부턴가 일본에서 신수가 나오지 않고 있다. 최근의 신수라면 거의 한국산" 이라고 말한다.

바둑세상은 확실히 변했다. 예전엔 일본의 신수를 누가 더 빨리 입수하느냐가 승부에 직결될 정도였다.

하지만 이제는 한국의 신수들이 중국과 일본의 인기품목이다. 일본의 3대기전 도전기에서도 한국식이 연속 등장하곤 한다.

박치문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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