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학교는 달라요]울주 청량초등, 교내에 신문고 설치등 아이디어 교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5면

울산 울주군 청량면 청량초등학교 7백명의 학생들은 모두 '교육달력' 을 한 권씩 갖고 있다.

월별로 한 장(가로 42.세로 65㎝)씩, 총 12장인 이 달력에는 3월부터 이듬해 2월말까지 한해 교육내용.행사계획 등 모든 정보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 달력만 보면 학생들에게 가르칠 내용.학생들이 해야할 일 등을 한눈에 알 수 있다.

올 초 부임한 홍봉석(洪奉錫)교장이 농민들이 농사 지을 때 참고하는 영농 달력에서 힌트를 얻어 만들었다. 날짜 밑 빈 칸에는 학년 별 그날 할 공부와 행사 내용들이 가득 차 있다.

그 달에 반드시 읽을 책 이름과 간단한 영어회화.하루 한자씩 익혀야 할 천자문 등도 적혀 있다.

'산이나 들에 나가 소리 크게 지르기' '선생님께 편지 쓰기' '역사노래 배우기' 등 이색적인 내용도 많이 들어 있다.

학부모들도 소풍.유적지 견학 가는 날을 미리 알고 챙겨 줄 수 있어 편리하다.

洪교장은 "교사.학생.학부모가 모두 무엇을 가르치고 배우는지 알 수 있도록 이 달력을 만들었다" 고 말했다.

6학년 金아름(13)양은 "교육달력을 보고 각종 행사와 공부할 내용을 미리 알고 준비할 수 있어 학교생활이 즐겁기만 하다" 고 자랑했다.

洪교장이 지난 3월 만든 신문고도 눈길을 끈다. 洪교장은 학생들이 화장실을 너무 더럽히거나 고쳐야 할 점을 발견할 때마다 신문고를 울린다.

그는 "학생들이 스스로 생각하고 풀어가도록 신문고를 만들었다" 고 했다. 학교건물 벽에 있는 대형 벽시계도 한 학생이 신문고를 두드려 제안한 덕택에 설치됐다. 운동장 한쪽에 널뛰기.자치기.공기놀이 등을 즐길 수 있는 '민속놀이 마당' 도 만들었다.

학생들이 직접 토기.유물 발굴을 해 볼 수 있도록 10평 규모의 '유물발굴 체험장' 도 설치했다.

본관과 맞은편 식당을 오가는 통로(90m)바닥에는 비만과 평발을 교정하기 위해 굵은 대나무를 깔아 놓았다.

문성덕(文成德)교사는 "실험적인 교육프로그램을 많이 발굴해 정말 아이들을 잘 가르치는 학교로 만들겠다" 고 말했다.

허상천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