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의 외교 브레인들] 보수성향 라이스 총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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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부시 후보의 외교브레인들은 레이건, 그리고 부시 행정부 당시의 핵심 외교참모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 조지 슐츠 전 국무장관, 리처드 펄 전 국방차관보, 폴 월포위츠 전 국방차관, 콘돌리사 라이스 전 백악관 안보비서관 등이 바로 그들이다.

부시 후보의 대외정책을 총괄하는 인물은 흑인여성인 라이스(45)다. 그녀의 공식직함은 부시 대선준비위원회 외교정책자문관. 89년부터 2년간 부시 대통령의 백악관 안보위원회(NSC)에서 소련 및 동유럽 담당관을 지낸 러시아통이다. 이번 연설에서 부시 후보가 촉구했던 단호한 대러시아 정책은 라이스가 이러저런 기회에 피력했던 내용의 복사판이었다. 라이스는 키신저, 스코크로프트, 콜린 파월의 뒤를 이어 공화당의 전통적 현실주의에 기초한 대외정책을 지향하는 중도보수 성향의 인물이다.

레이건과 부시 대통령 밑에서 7년간이나 국무장관을 지내면서 옛소련의 붕괴와 냉전의 종식을 지켜봤던 슐츠는 부시 후보 외교브레인의 대부(代父)역할을 맡고 있다.

월포위츠(55)는 아미티지(54)전 국방차관보와 함께 한반도.중국.대만.일본 등 아시아정책을 이끄는 쌍두마차다. 존스 홉킨스대 국제대학원장으로 있는 월포위츠는 국제문제에 관한 한 단연 매파로 분류된다.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을 축출하기 위해 지상군 투입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고, 북한과의 제네바 합의를 맹비난했던 인물이다.

로버트 죌릭(46)은 경제.안보 양수겸장용 지장(智將)이다. 젊은 나이에 재무부.국무부.백악관 등의 요직을 두루 거쳤고, 연초까지 워싱턴소재 전략 및 국제문제연구소(CSIS)소장으로 일했다.

베이커 국무장관 밑에서 독일통일 막바지에 '2+4' 외교방식을 진두지휘한 공로로 독일 정부의 최고훈장을 받기도 했다.

리처드 펄(58)전 국방차관보는 레이건 행정부 당시 강경한 대 소련정책을 주창, '어둠의 왕자' 란 별명까지 얻었던 보수인사다.

러시아와의 핵무기 협상에 분명한 한계를 주장했고, 미사일방위체제의 조속한 개발과 배치를 역설해왔다.

워싱턴〓길정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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