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룰라 뚝심 빛 보나…브라질 2분기 GDP 성장 5.71%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4면

브라질 경제가 살아나고 있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도 고성장 덕에 인기를 만회하고 있다.

브라질 정부는 올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996년 이후 가장 높은 5.71%에 달했다고 밝혔다.

경제 분석가들은 지난해 마이너스 성장률로 최근 10여년 만에 최악이라는 평가를 받던 브라질 경제가 침체에서 급속히 벗어나는 신호로 해석하기도 한다. 많은 분석가가 당초 3~4%로 예상했던 올해 브라질 경제성장률을 5% 이상으로 높이고 있다.

이 같은 경기 활성화는 ▶소비자 수요 급증▶산업생산 증가▶농산품 및 공산품 수출 활황 등에 힘입은 것이라고 브라질 통계청은 분석했다. 특히 제조업 분야는 2분기 성장률이 8.54%로 경제 회복을 주도했다. 브라질 실업률(6대 도시 조사)도 지난 6월 11.7%에서 7월 11.2%로 떨어지며 하향세를 유지하고 있다.

급작스러운 경기회복에 따른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7월 물가상승률(연율)은 6.8%로 올해 목표치 5.5%를 웃돌고 있다. 물론 룰라 대통령 취임 당시의 14.5%와 비교하면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경제 성장에 힘입어 7월까지 걷힌 세금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16% 늘었다. 이에 고무된 룰라 대통령은 올해보다 11% 늘어난 1164억달러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을 의회에 제출했다. 870만명의 영세민에게 지급할 보조금도 올해보다 20억달러 늘려 편성했다. 재정적자 규모는 취임 당시 GDP의 5.2%에서 2.8~3.0%로 줄어들 전망이다.

지난해 3분기부터 4분기째 성장 행진이 이어지면서 다음달 지방선거에서 룰라 대통령이 이끄는 노동자당(PT)이 승리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한 조사에선 시장직이 걸린 26곳 가운데 19곳에서 승리할 것으로 예측됐다.

룰라에 대한 지지율도 올해 초 29.4%에서 38.2%로 껑충 뛰었다. 그는 2003년 1월 대통령에 취임한 뒤 경제를 살리겠다며 분배 정책보다 파이를 키우는 실용의 길을 걸었다. 기대가 컸던 노동자들은 등을 돌렸으나 그의 정책이 결실을 거두면서 일자리가 늘자 그에게 다시 박수를 보내는 것이다.

허귀식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