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플루 학생 하루 1000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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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경기 지역 G고등학교는 다음 주 월요일과 화요일 1~2학년을 대상으로 휴교한다. 최근 중간고사를 마친 후 신종플루(인플루엔자A/H1N1)에 걸린 학생이 100명을 넘어 집단 휴교에 들어가는 것이다. 이 학교 박모 교장은 “기숙사 학교라 그런지 전염이 빨라 고열 증세가 있는 학생은 모두 귀가 조치 했다”고 말했다. 박 교장은 “수능시험(11월 12일)이 20일 앞으로 다가와 3학년은 그대로 수업하고 1~2학년만 휴업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날씨가 쌀쌀해지면서 신종 플루 환자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유치원과 초·중·고교에도 비상이 걸렸다. 23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서울시내 학교의 신종 플루 감염자 수(교사 포함)는 22일 현재 9378명이다. 이 중 10월에 새로 감염된 학생은 5721명으로 전체의 61%에 달했다. 10월 1일 학생·교사 신종 플루 감염자 수(추정환자 기준)는 188명이었지만 7일 271명, 20일 770명으로 늘더니 22일 하루에만 1109명이 더 감염됐다. 특히 지난 15일 이후 22일까지 새롭게 발생한 환자 수가 3730명으로 최근 8일간 하루 평균 466명의 환자가 나오고 있는 셈이다. 이를 전국적으로 추산하면 하루 최소 1000명 이상의 학생들이 감염되고 있을 것으로 교육당국은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갑자기 쌀쌀해진 날씨에다 ▶중간고사로 학생들의 피로감이 높아져 면역력이 약해졌고 ▶추석 대이동 후 ‘잠복된 바이러스’가 3주 후에 나타났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하지만 학생 감염자 수가 급증한 것은 교육과학기술부가 적기에 대책을 마련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다. 교과부는 20일 ‘신종 플루 휴업 현황’을 발표하며 서울 2곳, 경기 4곳 등 전국에서 17개 학교만 휴업했다고 발표했다. 교과부 학교건강안전과 조명연 사무관은 “감염 학생 수를 매일 시·도교육청으로부터 받아 집계하지만 국민이 불안해 할까봐 발표하지 않고 있다”며 “보건복지가족부와 22일 회의한 결과 일반 성인도 감염자 증가세가 비슷하기 때문에 학교가 원인이라기보다는 지역사회 감염이 만연해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복지부는 신종 플루 검사 없이 의심증세를 보이면 항바이러스제를 적극 투약하라는 지침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질병관리본부 권준욱 과장은 “일선 의료현장에 이 같은 지침을 수없이 내려보냈는데도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 고 말했다.

이원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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