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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산악인 모여 노래하는 '알파인 코러스 중창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매주 화요일 오후 7시30분 무렵이면 서울 을지로3가 광덕빌딩 6층에는 정장 차림의 '아저씨' '아주머니' 들이 하나 둘 모여들기 시작한다.

대기업 상무이사.중소기업 사장.무역회사 직원.중학교 교사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진 이들의 공통점은 세가지.

하나는 산을 좋아한다는 점, 두번째는 함께 노래부르기를 좋아한다는 점, 그리고 세번째는 대부분 40대 이상이라는 점이다.

"산에서 오며 가며 만난 사람들끼리 노래부르며 어울리다 보니 어느새 모임이 만들어졌습니다. 산악회는 많지만 합창모임은 거의 없어 그런지 이 모임에 빠지는 사람도 별로 없어요. "

지난 7월 30여명으로 '알파인 코러스 중창단' '(단장 정규현.57)' 창단을 주도한 윤치술(尹致述.42.고어텍스 아웃도어 클럽장.맨오른쪽)씨는 '따라 읽기' 조차 힘든 요즘 노래에 소외감을 느끼는 어른들이 목가적인 옛 노래를 부르며 추억을 떠올리고 스트레스도 풀 수 있도록 하는 게 이 모임의 취지라고 말한다.

"처음엔 노래를 못하던 사람도 자꾸 부르다 보면 잘 하게 됩니다. 그것이 합창의 매력이지요. " 이들은 10월부터 연습모임을 매주 두차례로 늘렸다. 기왕 합창단을 만든 김에 무대에도 서보기 위해서다.

오는 18일 오후 7시30분 서울 종로5가 기독교1백주년기념관에서 열리는 '제1회 고어텍스 캠프송과 산노래, 요델 음악회' 에는 이들뿐 아니라 정통 요델을 구사하는 '한국 바젤 요델 클럽' 도 함께 나와 그동안 갈고 닦은 노래실력을 뽐낸다.

"어려운 클래식이나 젊은이용 음악회와 달리 무대와 객석이 하나가 되는 자리가 될 것" 이라고 예고한 尹씨는 1부에서는 감상 위주의 곡들을, 2부에서는 온 가족이 함께 부르며 자연의 고마움을 느낄 수 있는 곡들로 모았다고 말했다.

준비된 노래는 '소나무' '오 브리넬리' 등 외국 민요와 우리 노래 '오빠생각' '따오기' 등 총 28곡. 이 합창단은 40대라는 핸디캡을 극복하기 위해 힘찬 목소리를 지닌 고려대 합창단 7명의 '젊은 피' 도 지원받았다.

尹씨는 힘들게 투병하는 환자들을 위해 좌석 1백석을 무료로 제공하겠다며 관심있는 병원이나 투병단체의 연락(02-782-0458)을 바란다고 말했다.

정형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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