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를 넘어]12. 구조주의·탈구조주의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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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이성적 주체의 실천을 강조한 사르트르와 반대로 인간의식 외부 구조의 중요성을 강조한 구조주의는 페르디낭 드 소쉬르의 언어학에 그 연원을 두고 있다.

언어행위는 이미 정해진 문법의 구조 속에서 선택될 수밖에 없다는 소쉬르의 주장에 이어 레비 스트로스가 이를 인류학에 확장해 인류사회 원형구조를 밝히는 데 이용함으로써 프랑스의 주요한 지적 흐름을 형성한다.

푸코는 구조주의에서 탈구조주의로 넘어가는 중간 역할을 한 인물. 인간의 지식에는 주어진 '역사적 선험' 이 있다고 본 그는 이성에 바탕을 둔 지식의 확실성 또한 계몽주의의 산물이자 근대 이후의 '역사적 선험' 으로 작용했다고 봤다.

그런 만큼 그는 그 한계에 대한 인식 또한 불가피했다. 푸코는 구조도 바로 이같은 이성의 연장에서 파악하면서 근대적 지배구조 외부에 존재하는 미시적 권력현상에 주목한다.

주로 이성과 의식 외부에 존재하는 비합리적 영역에 관심을 갖는 탈구조주의도 이런 문제의식의 연장선상에 놓여 있다.

욕망을 왜곡된 심리현상에서 자기 운동성을 갖는 것으로 복권시킨 질 들뢰즈와 팰릭스 가타리, 이성의 해체를 주장한 자크 데리다가 이런 범주에 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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