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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10년 맞은 아키히토 일왕] 통합의 상징 日왕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4면

일본에서 왕실은 국가와 국민의 통합을 상징한다.

서구의 많은 왕족들이 각종 스캔들로 국민의 외면을 받는 것과 대조적으로 일본 왕실은 상당한 지지를 얻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의 82%가 천황제 유지에 찬성한 반면 폐지를 원하는 국민은 8%에 불과했다.

천황제 폐지를 주장하는 좌파들도 최근 일본의 전반적인 보수화 흐름에 파묻혀 제 목소리를 내지못하고 있다.

특히 일부 극우파들은 천황제 폐지를 주장하는 언론이나 주요 인사들에 대해 테러를 서슴지 않아 말썽을 빚기도 했다.

일본 왕실의 실제 생활은 베일에 싸여 있다. 왕궁인 고쿄(皇居)는 1년 중 1월 2일 딱 한번만 공개되며, 언론 노출을 극도로 자제하고 있다.

최소한의 관심 유지를 위해 왕세자와 왕세자비가 생일날 가끔 특별 인터뷰를 하지만 스캔들을 쫓는 주간지조차 되도록 왕실 관련 기사는 싣지 않는다는 쪽이다.

일 왕실의 현재 고민거리는 후계 계승문제. 왕세자 나루히토(德仁.39)가 지난 93년 외교관 출신의 마사코(雅子.36)와 결혼한 이후 6년이 넘도록 출산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회임(懷姙)비약으로 알려진 고려인삼 추출액으로 만든 건강식품을 북한에서 들여와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는 고베(神戶)대학의 정자결핍증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에 따라 수입한 것.

일왕은 헌법상 국가를 대표하며 내각 승인권, 외국원수와 친서.외교문서를 교환하는 권리, 국회 개회식 참석권 등을 보유하고 있다.

한해 일왕실의 공식예산은 약 80억엔(약 8백80억원). 지난 46년 히로히토(裕仁) 당시 일왕이 '천황인간선언' 을 통해 "일본인은 신민(臣民)이 아니라 국민(國民)" 이라고 발표, 왕의 신격(神格)을 스스로 부정한 이후 실생활에 있어서는 국민과 똑같이 일반법의 적용을 받고 있다.

장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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