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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와 Guru의 대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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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브스코리아
지천명을 넘긴 나이에 늦깎이로 창업한 김승남 조은시스템 회장이 자신의 멘토 김광석 참존 회장과 만났다. 김승남 회장이 김광석 회장에게서 배운 것은 차별화 전략. 김광석 회장은 자신의 이름처럼 차별화는 전광석화처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리 이필재 편집위원·사진 김현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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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담이 있던 9월 8일은 전형적인 가을날이었다. 포브스는 서울 청담동 참존빌딩 회장실에서 대담을 마친 두 사람을 건물 옥상으로 이끌었다.

김승남 회장 제가 사업에 눈을 뜬 건 김 회장님의 청개구리 전략을 벤치마킹하면서부터입니다. 청개구리 전략이 경영 용어로는 차별화 전략 아닙니까? 화장품 회사가 대부분 연예인을 광고모델로 쓸 때 청개구리 캐릭터를 광고에 등장시킨 것이나 샘플 중심의 영업을 시도한 것도 차별화를 꾀하신 것으로 보입니다. 차별화 전략의 요체가 무엇입니까?

김광석 회장 진정한 차별화란 남들과 더불어 있는 가운데 나의 특성이 두드러져 구별되는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나 홀로 동떨어져 있음으로써 눈에 띄는 건 진정한 차별화가 아니라고 할 수 있죠. 이렇게 비유할 수 있습니다. 백 명의 사람에게 운동장에 모이라고 했더니 다들 검은 양복에 검은색 모자를 쓰고 나타났습니다.

그 한가운데 내가 흰 양복에 흰색 모자를 쓰고 서는 겁니다. 그럴 때 아흔아홉 명은 나를 위한 바탕색이 됩니다. 사실 조물주는 모든 인간을 서로 다르게 창조했습니다. 쌍둥이도 자세히 보면 달라요.

어떻게 보면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더불어 사는 것이 가능한지도 모릅니다. 그런 점에서 차별화란 필연적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결국 차별화란 남의 것을 흉내내지 않고 나만의 것을 추구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김승남 차별화 전략은 블루오션 전략과도 통하는 것 같습니다. 제가 경영하는 조은시스템이나 제가 창업한 잡코리아도 김 회장님의 차별화 전략을 벤치마킹해 대기업이 주목하지 않던 경쟁이 치열하지 않은 시장을 공략해 해당 시장에서 업계 1위가 됐죠. 강자가 없는 시장에 화력을 집중한 결과입니다. 그런데 차별화 전략을 쓰신 배경이 무엇입니까?

김광석 화장품 하면 사람들이 색조 화장품을 떠올립니다. 그런데 화장품엔 색조 화장품과 기초 화장품 두 가지가 있습니다. 제가 잘하는 건 기초 쪽입니다. 색조 화장품은 잘 못 만들어요. 그래서 내가 강한 기초 쪽에 집중한 것이죠. 25년 동안, 피보약국 시절로 거슬러 올라가면 무려 43년 동안 차별화를 했습니다.

기업을 하는 분들이 이런 과정과 나름의 성과를 지켜보고서 괜찮으니까 벤치마킹을 하겠다고 하는 거죠. 제가 만일 차별화라는 확실한 경영전략을 갖고 있지 않았다면 아마 색조 화장품을 만들었을 겁니다. 색조 쪽을 했다면 여기까지 못 왔을 거예요. 남들이 설악산 간다고 영동고속도로로 몰릴 때 저는 인천 송도 앞바다로 간 셈이죠.

교통량을 감안하면 어느 길이 시간이 덜 걸리겠습니까? 저는 김 회장님도 그런 유의 시도를 했다고 봅니다. 대기업을 따라가지 않고 고유의 자원을 투입해 성공을 거둔 거죠.

김승남 조은시스템은 개항 때부터 인천국제공항의 보안을 맡고 있습니다. 검색, 폭발물 처리 등은 저희 회사가 가장 잘합니다. 주한미군 시설도 모두 저희가 맡고 있고, 금융권 보안시장에서도 업계 1위죠. 공항, 공공기관, 금융권 등 보안 분야 대기업들의 관심이 적은 시장에서 차별화를 하고 마케팅도 차별화한 결과입니다.

구체적으로 맞춤 서비스, 역량의 집중, 교육 훈련 등에서 차별화를 했습니다. 잡코리아도 처음엔 포털, 커뮤니티, 구인·구직 사이트를 다 하다가 나중에 구인·구직에 집중했습니다. 결국 양쪽 다 1000억원대의 회사로 성장했고, 잡코리아 지분을 몬스터닷컴에 넘긴 후 거기서 들어온 돈으로 조은시스템에 투자하고 조은문화재단도 만들었죠.

지금은 사랑받는 보안 기업이 되기 위해 보안에만 집중하고 있습니다. 기업이 강점을 지닌 고유한 영역을 고수하는 것도 차별화라고 봅니다. 참존이 시장에서 강한 기초 화장품에 주력하는 것이야말로 차별화죠.

김광석 저는 경영인이기 전에 기술인입니다. 이 점이 저의 강점이고 차별화의 포인트죠. 참존화장품을 설립한 건 제가 43년 전 피보약국을 개업해 약을 조제하면서 쌓은 피부약에 대한 노하우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한마디로 강점을 바탕으로 한 차별화라고 할 수 있죠. 약점은 제쳐두고 강점에 집중해야 합니다.

피부약 전문 약사가 된 건 첫째로 당시 잘 듣는 피부약이 없었고, 둘째로 피부병 약의 약효는 약사는 물론이고 환자들도 눈으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저의 강점을 바탕으로 했지만 처음부터 강점은 아니었다는 것이죠. 참존화장품 자체의 강점은 사용하면 피부가 희어지고 탄력 있고 촉촉해진다는 겁니다.

흰 피부는 동양권 여성들의 간절한 소망이죠. 기초 화장품은 주식에, 색조 화장품은 부식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주식으로 대개 밥이나 빵을 먹듯이 기초 화장품은 거의 세계 공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경남 하동 출신인 김광석 회장은 부산공고를 거쳐 1966년 성균관대 약대를 졸업했다. 그는 서울 중구 스카라극장 앞 골목 안에 피보약국을 차렸다. 약국 수입이 괜찮았던 시절이었는데 어찌 된 일인지 잘 안 됐다. 그래서 피부병에 잘 듣는 약을 조제하기 시작했다.

이 약이 대박났다. 30대 중반에 중구 도시새마을연수원을 만들어 연수원장을 지낼 만큼 돈을 많이 벌었다. 피보약국이 유명세를 타자 대구·부산 등 전국의 약국 60곳에서 약을 달라고 했다.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하루 매출액으로 아파트 한 채를 살 수 있을 만큼 주문이 쇄도했다.

하지만 이 일로 그는 보건범죄단속법에 걸렸다. 무허가 제약을 했다는 것이다. 의약분업이 안 돼 있던 그 시절 약을 조제해 내 약국에서 파는 건 괜찮았지만 남의 약국에서 그 약을 팔면 범법 행위였다. 그는 잘나가던 약사에서 도망자 신세로 전락했다. 7개월째 도피생활을 하던 중 양산 통도사에 숨어들었다.

퀴퀴한 냄새가 진동하는 골방 구석에 6개월 전 신문이 놓여 있었다. 거기 그에 관한 기사가 실려 있었다. 불혹의 도망자. 그의 눈에서 하염없이 눈물이 흘러내렸다. 그 길로 그는 서울지검을 찾아가 자수했고 항소심에서 8억3000여만원의 벌금형을 받았다. 김 회장은 “지금의 화폐 가치로 환산하면 족히 백 배는 될 것”이라고 말했다.

벌금을 벌기 위해 그는 참존화장품을 설립했다. 새옹지마. “그 시절 그렇게 좌절하지 않았다면 참존은 세상에 태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그는 털어놓았다. “어느 약사가 조제약을 다른 약국에서 사갑니까? 저 같은 사람이 없다 보니 관련법도 없고, 판례도 없었죠. 그래서 참존을 세우고 창업이념을 만들었습니다. 그때 이미 내 안엔 성공에 대한 환상이 있었습니다.”

김 회장은 앉은 자리에서 자신의 뒤에 걸린 창업이념을 손으로 가리켰다. 거기엔 이렇게 적혀 있었다. ‘참존은 부유한 대한민국을 위하여 창업한다. 내가 태어나 살고 있으며 다시 묻혀야 할 나의 조국을 풍요롭게 하며, 세계 속의 선두주자가 되게 하는 것, 이는 오늘을 사는 한국인의 사명이다. (중략) 참존이 있어 세계 여성이 아름다우며 우리는 긍지를 가지고 품질 개선에 정성을 다할 것이다.(후략)’

김승남 참존 하면 많은 사람이 광고에 나온 청개구리 캐릭터를 떠올릴 겁니다. 요즘은 광고를 많이 안 하시죠? 이 역시 의도된 차별화인가요?

김광석 남들이 광고 많이 한다고 해서 따라 하면 차별화가 아니죠. 그렇다고 제품 소개를 안 할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나온 게 3S 전략입니다. 3S는 샘플, 세미나, 서비스의 머리글자를 딴 것이죠. 우선 샘플 전략은 품질이 좋아야 먹힙니다. 고객들이 참존의 샘플을 써보고 좋으니까 제품을 사는 거죠.

저희 샘플이 인기가 있으니까 소매점에서 다른 제품을 팔면서도 샘플은 저희 것을 줍니다. 심지어 저희 샘플만 모아서 판매하는 사이트도 있습니다. 이 전략은 품질이 떨어지면 이중의 타격을 입습니다. 샘플을 제공하느라 비용 들어 타격 입고 기껏 샘플을 뿌리고도 제품이 안 팔려 타격을 입는 거죠.

품질이 떨어지는 회사는 샘플을 줘도 소비자들이 안 받아 갑니다. 세미나는 원주공장에서 창업주인 제가 매번 직접 합니다. 참석한 사람들이 “돈도 많이 벌고 MBC 성공시대에도 출연한 사람이 저렇게 안 해도 될 텐데…” 하면서도 경청을 합니다. 그 동안 다녀간 VIP 여성만 12만 명가량 돼요.

한 번 다녀가면 참존의 마니아가 되어 주위 사람들에게 참존을 홍보합니다. 세 번째 전략인 서비스의 핵심은 CCS(참존 커스터머 숍) 전략입니다. 참존과 소비자가 1대1로 직거래하는 상점이죠. 참존 쇼핑몰(080-8383-000)로 전화하면 택배 비용을 포함해 시중가격의 절반에 제품을 보내줍니다.

유통마진을 고객에게 돌려주는 것이죠. 단 CCS 브랜드가 따로 있어요. 브랜드만 다를 뿐 내용물은 꼭 같습니다. 궁극적으로 참존은 대리점·소매점에 유통을 의존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청개구리 캐릭터와 차별화

김승남 우리 기업들이 불황의 터널에서 못 벗어나고 있습니다. 차별화 전략은 이런 불황기일수록 더 필요하고 유용하다고 봅니다. 이런 시절엔 여느 때와 발상법과 비전도 달라야죠.

김광석 유용한 정도가 아니라 필수 전략이죠. 불황기엔 경쟁이 더 치열해 일등만 살아남습니다. 한마디로 나 말고는 모두 적인 시절입니다. 그러니 경쟁에서 이길 특별한 요소가 내 안에 있는지 잘 따져봐야죠. 없다면 만들어서라도 기존의 경쟁 구도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불황기엔 뭔가 새로운 것, 특별한 것을 찾아내 거기에 내부 역량을 집중하는 차별화를 해야 합니다. 어떻게 보면 상식적인 이야기지만 사실 모든 전략과 전술이 상식에서 나옵니다. 경쟁에서 도태될 것 같은 기업은 나름대로 마지막 안간힘을 써 본다는 자세로 차별화해야 합니다.

저는 인생살이나 기업 활동이 동굴 탐사와 같다고 생각합니다. 컴컴한 동굴 안에서 돌출부에 부딪치지 않으려면 낮은 포복 자세로 끊임없이 탐사해야 합니다. 안전하게 간다고 다른 기업의 뒤꽁무니만 붙잡고 있어서는 비전조차 세울 수 없죠. 차별화는 타이밍과 스피드도 중요합니다. 적기에 전광석화처럼 해야 시장을 선점당하지 않습니다.

김승남 타이밍과 스피드를 최적화하지 않으면 사실 차별화 자체를 하기가 어렵죠. 네이버나 구글 같은 검색엔진이 성공한 것도 타이밍이 좋았기 때문입니다. 제품·서비스의 차별화도 필요하지만 고도의 차별화는 남이 안 하는 것을 하는 거라고 봅니다. 빌 게이츠와 스티브 잡스는 대학을 중퇴하고 저마다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스티브 잡스는 매킨토시로는 성공을 못했지만 MP3플레이어 아이팟을 내놓음으로써 애플을 실력 있는 회사로 만들죠. 차별화한다고 다 성공하는 건 물론 아니지만, 차별화 전략을 모든 사람에게 전파했으면 합니다.

김승남 회장은 사업을 해도 성공하기 어렵다는 직업군인 출신이다. 성균관대 경제학과를 나온 김 회장은 육군 간부후보생으로 1963년 임관해 21년간 복무했다. 진급에서 두 번 누락된 후 전역해 충북은행 안전관리실장으로 금융권에 발을 들여놓지만 “군바리는 물러가라”는 노조의 반발에 부닥쳐 BYC생명으로 자리를 옮긴다.

열정적인 마케팅으로 발군의 영업실적을 올려 저축본부장에 발탁됐지만 의욕이 너무 앞서 직원들의 마음을 얻지 못한 탓이었다. 보험회사에서는 임원 자리를 마다하고 전표 쓰는 법부터 배웠다. 법인영업부장을 거쳐 상무로 승진한 그는 1993년 쉰둘의 나이에 1000만원으로 조은시스템을 창업한다.

김광석 인생을 살아가는 방식엔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남들이 많이 가는 안정된 길을 가는 것이죠. 다른 하나는 위험이 따르지만 남다른 방식으로 사는 겁니다. 선택은 자유지만 남보다 앞서가려면 위험 부담을 안아야 합니다. 성공한 사람 가운데 안정된 길만 간 사람은 없습니다.

저도 인생의 골짜기까지 내려갔었고 가다 보니 오르막길로 바뀌고 봉우리가 나타나더군요.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그 길에 매진하면 하늘도 돕습니다.

김승남 저는 손길승 SKT 명예회장을 높이 평가합니다. 한국은행이나 대기업을 선망하던 시절에 이분은 ‘작은 기업에 들어가 큰 기업으로 만들어 보라’는 지도교수의 권유에 따라 선경직물에 입사했고, 결국 이 회사를 SK라는 굴지의 대기업으로 만드는 데 크게 기여했죠.

저는 젊은 세대에게 큰 기업에 들어간다고 미래가 보장되는 게 아니라고 충고하고 싶습니다. 중소기업에 들어가 미친 듯이 일해 대기업으로 키우는 것도 인생의 차별화라고 할 수 있어요.

김광석 기업이든 개인이든 자신의 최대 강점을 찾아내는 게 차별화의 시작이자 어떤 의미에서는 그 자체가 차별화라고 할 수 있죠. 차별화는 또 장수 기업으로 가는 비결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적기에 발 빠르게 차별화하면 기업이 노쇠해지지 않습니다. 차별화는 전 단계에 있는 모든 기업이 상시적으로 추구해야 할 전략입니다.

김광석 회장이 말하는 차별화 전략

▶ 자신의 강점을 찾아내라

자신의 강점을 찾아내 이를 바탕으로 차별화를 시도하라. 약점은 제쳐두고 강점에 선택과 집중하라. 두드러진 강점이 없으면 시장에서 기회 요인을 찾아내 강점을 만들어내라. 내가 피부과 전문 약사가 된 것은 당시 시장에 잘 듣는 피부약이 없었기 때문이다.

▶ 타이밍과 스피드가 중요하다

차별화에도 적기가 있다. 조금 늦어도 안 되고 조금 일러도 실패할 수 있다. 또 차별화하기로 마음먹었으면 전광석화처럼 해야 한다. 그래야 시장을 선점당하지 않는다.

▶ 차별화의 정체성을 유지하라

고유의 강점을 찾아냈으면 흔들리지 말아야 한다. CEO가 바뀌어도 일관성을 유지해야 한다. 시장조사 결과에도 휘둘리지 말아야 한다. 차별화한 고유성을 잃지 않는 것도 차별화다.

▶ 상시적으로 차별화를 시도하라

꾸준히 차별화하면 기업의 노화를 차단할 수 있다. 탄생기, 성장기, 성숙기, 쇠퇴기 어느 단계에 있든 상시적으로 차별화한다면 기업도 늙지 않을 수 있다. 차별화란 지속가능한 성장전략이다.

늦깎이 창업자끼리 잘 통한다?

김광석 참존 회장과 김승남 조은시스템 회장은 1994년 서강대 경영대학원 최고경영자과정(8기)에서 만났다. 당시 김광석 회장은 창업 10년차였고, 김승남 회장은 막 창업했을 때였다. 김승남 회장은 김광석 회장에 대해 “내가 사업하는 데 가장 큰 영향을 준 멘토였다”고 말했다.

“당시 참존은 중견회사로 성장하고 있었습니다. 김 회장님은 뒤늦게 화장품 업계에 진출하셨지만 청개구리 전략으로 기초 화장품 분야에서 돌풍을 일으키셨죠. 이런 모습을 보면서 틈새시장을 찾아 질 좋은 서비스로 승부하면 성장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믿게 됐습니다. 당시 김 회장님은 이렇게 조언하셨습니다. ‘선두업체를 그대로 모방해서는 성공할 수 없습니다. 선두업체와 경쟁하지 않는 방향에서 접근하는 청개구리 전략을 써야 성장의 길에 들어설 수 있죠.’”

두 사람은 늦깎이로 창업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김광석 회장이 45세에, 김승남 회장은 52세에 회사를 일궜다. 김광석 회장은 피부약 전문인 잘나가는 약사에서 하루아침에 무허가 제약 혐의자로 전락한 신세였다. 김승남 회장은 21년간의 직업군인 생활을 마감하고 금융권을 거쳐 창업했다.

김승남 회장은 “바쁜 분에게 떼쓰듯이 만나자고 청해 지도받기를 게을리하지 않았다”고 회고했다. “김 회장님은 기업을 운영하면서도 우리 사회에 대한 애정과 민족에 대한 사랑이 깊은 분입니다. 이런 점을 배운 것도 보람이었죠.”

그는 김광석 회장의 조언에 따라 보안업계 최강자인 세콤(에스원)이 취약한 공항, 금융권, 공공기관 쪽에 역량을 집중했다. 보안시장을 나름대로 세분한 뒤 강자가 약한 시장에서 차별화를 한 것이다. 그의 이야기를 듣고 있던 김광석 회장이 “저는 남들이 많이 가는 곳은 안 갔는데 이 점을 김승남 회장이 벤치마킹한 것”이라고 거들었다.

멘토인 김광석 회장이 올해 고희, 멘티인 김승남 회장도 고희를 바라보는 예순여덟이다. 김광석 회장과 김승남 회장이 차별화 전략의 가치에 대해 열변을 토하는데 노익장이 따로 없었다.

포브스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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