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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찬 궁지몰지말라" 여권 태도변화에 일부선 거래설 들먹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여권 핵심 인사들이 돌연 국민회의 이종찬 부총재에게 따뜻한 눈길을 보내고 있다.

한화갑(韓和甲)사무총장과 김옥두(金玉斗)총재비서실장은 李부총재가 검찰에 출두했던 지난 4일 점심 때부터 오후 4시30분 서울 서초동 검찰청사로 향할 때까지 내내 자리를 함께 했다.

뿐만 아니라 韓총장은 당직자 등 10여명과 함께 5일 새벽까지 기다린 끝에 검찰조사를 마치고 나오는 李부총재를 맞이했다.

그는 "왜 나왔느냐" 는 질문에 "이종찬 계보이기 때문에 같이 가려고 왔다" 며 그에 대한 애정을 과시했다.

다른 당직자들도 5일 "李부총재는 이번 사건의 피해자다. 시간이 흐르면 진상이 밝혀질 것" 이라며 두둔하고 나섰다.

국가정보원이 지난 1일 李부총재 개인사무실을 전격 수색, 국정원장 퇴임시 반출했던 문건을 회수했던 때와 상당히 다른 분위기다. 국민회의는 당시 "정도(正道)에 따라 대처할 것" 이라는 입장을 강조한 바 있다.

그래서 이같은 태도변화의 배경을 놓고 여러가지 얘기가 나오고 있다. 그 중 하나가 李부총재와 청와대간의 거래설.

한 관계자는 "李부총재가 여권 핵심부의 정치자금이나 재.보선 과정에서 있었을 가능성이 있는 금품살포 등을 공개할 뜻을 내비쳤고, 여권 핵심이 이 때문에 '李부총재 포용' 으로 결론을 내렸을 것" 이라고 전했다.

구체적으로 이같은 대화가 양측간에 오갔는지는 확인이 어려우나 李부총재를 궁지에 몰 경우 최근까지 정보기관의 책임자를 지낸 李부총재가 반격에 나설 가능성은 충분하고, 이는 여권에 큰 부담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한 것 만큼은 분명한 것 같다.

또 다른 관계자는 "최고위층이 관계 요로에 전화를 걸어 '李부총재를 더 이상 궁지로 몰지 말라' 고 지시했다는 소문도 돌고 있다" 고 전했다.

이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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