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기선잡기 … 정·손 ‘수원성 결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4면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는 지난 15일 수원 장안 지역구에서 출근길 인사로 10·28 재·보선 공식선거운동을 시작했다. 경기도 안산과 충북 음성에서 선거 지원을 한 21일에도 출퇴근 때만큼은 수원을 지켰다.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는 오전 5시 새벽기도로 수원 장안에서 하루를 시작한 지 21일째다. 하루 종일 거리를 훑고 다닌 그가 귀가하는 시간은 오전 1∼2시다. 출마 후보를 무색하게 하는 강행군이다.

한나라당 박찬숙 후보와 민주당 이찬열 후보가 맞선 수원 장안이 정 대표와 손 전 대표의 대결로 주목받고 있다. 차기 대선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두 사람이 서로 물러설 수 없는 싸움을 하는 셈이다.

정 대표의 각별한 관심을 주변에선 손 전 대표를 겨냥한 포석으로 본다. 18대 총선 때 지역구까지 서울 동작을로 옮기면서 정동영 의원을 꺾고 당내 위상을 높였던 정 대표가 손 전 대표를 두 번째 타깃으로 삼았다는 얘기다. 측근인 전여옥 전략기획본부장은 “제 발로 한나라당에 입당해 정 의원을 물리친 정 대표가 한나라당을 뿌리치고 나간 손 전 대표를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에 온 지 2년이 돼가지만 아직 당내 기반이 취약한 정 대표가 나름의 승부수를 던졌다는 얘기다.

손 전 대표는 "장안 선거는 4대 강 사업에 대한 국민 투표”라는 구호를 앞세우고 있다. 이명박 정부와의 전선을 분명히 해 선거에서 승리할 경우 야권의 리더 로서 입지를 다질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 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강주안·임장혁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