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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부터 국내 첫 '사이버 영화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7면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SF와 가상현실 등 '사이버' 를 주제로 한 영화들을 한 자리에 망라한 영화제가 열린다.

오는 11일부터 17일까지 서울정동 A&C극장에서 제1회 서울사이버영화제에선 장편 9편, 고전 4편, 단편 90편 등 모두 1백3편의 사이버 영화들이 선보일 예정. 이번 영화제는 '메트로폴리스' '알파빌' 등 사이버 고전영화들을 비롯해 좀체로 국내에 소개되기 여러운 영화들을 한 가지로 주제로 집약시켜놓았다는 점에서 특히 눈길을 모은다.

11일 오후 1시에 선보이는 개막작은 덴마크 탐 보르쉐 니엘슨 감독의 영화 '웹마스터' . 이 작품은 2011년을 배경으로 전설적인 헤커가 음모사건에 휘말린다는 내용을 그린 것으로 특히 미술부문이 신비스럽고 독특하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사이버 오딧세이' 부분에선 국내에 소개되지 않은 장편 사이버 영화 9편이 선보인다. 기존 할리우드 SF영화가 접근하는 방식과 차별화되는 이들 영화들은 80, 90년대 사이버 영화의 새로운 경향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시인 '바이런' 의 딸의 이름이자 인류 최초의 프로그래머의 이름이기도 한 에이다(ADA)를 현실로 데려온다는 내용의 '에이다' , 드물게 동구권에서 제작된 코믹 사이버 영화 '섹스미션' 등이 주목할 만한 작품.

'섹스미션' 은 두 명의 과학자가 50년간 냉동인간으로 잠들었다 깨어난 사이 여성이 지배하는 세상으로 바뀐 상황을 접하면서 벌어지는 해프닝을 담은 것으로 기발한 유머와 재치로 폴란드에선 흥행을 기록했다.

'2001 오딧세이' 원작소설의 속편을 영화화한 '2010;스페이스 오딧세이' 에선 스탠리 큐브릭에 도전한 피터 헤이엄즈 감독의 야심과 재능을 엿볼 수 있다.

한편 사이버 영화의 걸작들을 필름으로 관람할 수 있는 것도 이번 사이버 영화제가 주는 색다른 즐거움이 될 듯하다.

기계문명이 인간을 지배하는 암울한 미래를 예견하고 사이버 영화미술의 근간을 마련했던 기념비적 작품 '메트로폴리스' (프릿츠 랑.1926)를 비롯해, 컴퓨터로 지배되는 인간 소외를 다룬 '알파빌' (장 뤽 고다르.1965), 정신복제에 대한 철학적 성찰이 돋보이는 '솔라리스'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1972), 로봇이 발생시킬 수 있는 해프닝과 그에 대한 우려를 50년대 시각으로 묘사한 '인비저블 보이(헤르만 호프만.1957)' 등이 '사이버 클래식' 부문에서 소개된다.

이밖에 세계 각국의 사이버 단편영화 90편에선 미래 영상문화에 대한 자유롭고 발랄한 상상력을 엿볼 수 있다.

이번 사이버영화제는 '시민의 신문' '시민운동정보센터' 등 시민운동단체에서 준비했다. 영화제 집행위원인 백찬홍씨(시민운동정보센터 사무국장)은 "보다 친근하고 미래지향적인 문화행사를 마련해보고 싶어 사이버영화제를 준비했다" 고 말했다.

자세한 프로그램 소개와 상영시간은 사이버영화제 인터넷 홈페이지(http://www.kngo.net/cyber)와 하이텔(go cyberf)에서 볼 수 있다. 765-9960

이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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