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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주의 나들이] 호화배역의 고난도 무대…'라 바야데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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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6면

유니버설발레단(UBC)이 자존심을 건 한판 승부를 벌이고 있다.

바로 러시아 볼쇼이발레단과의 맞대결이다. 역사는 그리 길지 않지만 한국발레 수준을 한단계 업그레이드시킨 명가(名家)로서 이제 정통발레의 본고장인 볼쇼이발레단과 같은 기간에 맞붙는 것이다.

3일 막을 올려 7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강당에서 펼쳐지는 UBC의 '라 바야데어' (인도의 무희)는 여러가지 면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국과 러시아 발레의 흥행대결이라는 점 외에도 강북과 강남을 대표하는 라이벌 대형공연장인 세종문화회관과 예술의전당의 자존심 싸움, 심지어 러시아 고전발레의 두 줄기인 키로프와 볼쇼이의 대리전 양상까지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발레공연으로서는 사상 최대 비용인 8억여원을 들인 '라 바야데어' 는 일단 그 규모 면에서 지금까지의 발레공연을 압도한다.

UBC단원들은 물론 잭슨 국제발레콩쿠르 금상 수상자 에드리언 칸테르나와 룩셈부르크 국제발레콩쿠르 동상을 차지한 드라고스 미할차 등 외국 출신 객원무용수 10명 등 모두 1백20여 명이 출연해 꽉찬 무대를 선사하고 있다.

웅장한 스케일의 무대도 공연의 질을 높여주고 있다. 파리오페라발레단 무대디자인을 맡았던 마리아나 진첸코는 세계적 수준을 넘어서는 무대로 관객들을 자연스럽게 인도의 신비로 안내한다.

고대 인도의 힌두사원을 배경으로 무사(武士)솔라와 무희 니키아의 사랑과 배신을 다룬 '라 바야데어' 는 키로프발레단이 1877년 마리우스 프티파 안무, 루드비히 밍쿠스 음악으로 초연한 대표 레퍼토리다.

전 키로프발레단 예술감독이었던 UBC 예술감독 올레그 비노그라도프를 비롯해 연출가 나탈리아 스피차나, 발레 교사 갈리나 케키쉐바.알베르트 미르조얀 등 이번 공연의 주요 스태프진들이 모두 키로프 출신이라 이번 공연은 키로프 버전에 충실한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3막 5장의 발레인 '라 바야데어' 전막 공연을 제대로 소화해낼 수 있는 단체는 한손에 꼽을 수 있을 정도. 한번 무대에 서면 무용수들이 탈진할 정도로 어려운 작품이라 첫날과 마지막날 무대에 서는 문훈숙.박재홍 커플을 제외하고는 5회 공연 동안 주역무용수들이 매일 바뀐다. 같은 작품이지만 다른 색깔의 공연이 펼쳐지는 셈이다.

음악은 장윤성(경희대)교수가 지휘하는 프라임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라이브로 연주한다. 5천원짜리 학생석과 7천원으로 B석(2만원)에서 관람할 수 있는 사랑티켓이 마련돼 있어 주머니가 가벼운 발레 팬들에게도 좋은 감상 기회를 주고 있다.

4~5일 오후 7시 30분, 6~7일 오후 4시 세종문화회관 대강당. 02-2204-1041.

안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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