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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 기술 수출 활발…올 로열티 1억7천만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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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우리나라 기업들의 기술 수출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특히 한국 기술의 주력 시장인 동남아 경제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에 따르면 올 1~10월 중 기술수출 건수는 44건으로 지난해 1년간의 실적 41건을 벌써 웃돌았다.

올해말까지 기술 수출로 벌게 될 로열티는 모두 1억7천6백만달러로 지난해보다 25% 가량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협회 허현회 부장은 "수출되는 기술이 고부가가치 위주로 고도화되면서 금액도 올라가는 추세" 라고 말했다.

◇ 어떤 기술이 수출되나〓전자.반도체.항공.제약.철강 등의 업종에 집중돼 있다. 특히 전자업체의 경우 선진국에 못지 않은 디지털 기술로 선진국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26일 디지털 비디오디스크(DVD) 디지털 신호 복원 기술을 미국 오크 테크놀로지사에 수출했다고 발표했다. 삼성은 기술료 1백만달러를 포함, 향후 5년간 5백만달러의 로열티 수입을 올리게 됐다.

삼성은 지난해 디지털 기술 중심으로 2천5백만달러의 기술을 수출했으며 올해 상반기까지 3천2백80만달러를 벌었다.

LG전자도 지난 9월 미국의 시몰드사에 사출성형기술을 수출한 것을 비롯해 97년 이후 건당 기술료가 10만달러 넘는 기술만 14건을 팔았다.

LG관계자는 "디지털기술 중 선진국을 능가하는 게 상당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기술수출과 로열티 수입이 크게 늘 것" 이라고 전망했다.

제약업계도 수출이 활발하다. 97년 LG화학이 영국 스미스클라인비참사에 퀴놀론계 항생제 기술을 3천7백75만달러에 판 것을 비롯, SK.부광약품 등도 자체 기술을 존슨앤드존슨 그룹과 미국 트라이앵글사에 수출했다.

포항제철도 10월 네덜란드 후고벤스사에 박슬래브기술을 팔았고 삼성항공도 미국 가드너덴버사에 터보압축기 기술을 3천만달러에 매각하면서 로열티 및 부품수출로 15년간 5억달러를 받기로 했다.

◇ 문제점 및 전망〓기술수출이 늘고는 있지만 아직 기술수지는 만성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 자료에 따르면 96~98년간 한국의 기술수지는 매년 20억달러 이상의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또 전자나 제약을 위주로 고부가가치 기술이 선진국 시장을 많이 노크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성장기가 지난 기술과 플랜트를 개도국에 수출하는 비중이 크다.

경희대 경영학과 신건철 교수는 "기술수준이 올라가고 있다고는 하나 일부 업종과 일부 대기업에 국한돼 있다" 면서 "중소기업의 기술력을 높이는 쪽으로 정책을 유도해 나가야 할 것" 이라고 지적했다.

신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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